비 휘몰아치는 진주 중앙시장
숙소 체크인 후 진주성으로 갔다.
촉석루 야경이 옴총나다해서 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진주성 가는길에 마주한 중앙시장
토요일 오후에 갔더니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비가 꽤 많이 왔는데 시장길로 오니 지붕이 있어 편하고 좋았다.
요새는 시장이 잘 정돈되어 있어서 감탄하며 왔다.
진주 사람들은 참 여유로운지 횡단보도 신호가 굉~~장히 길었다.
성격 급한 우리 가족들은 믿을 수 없다며 어쩜 이렇게 다 신호가 기냐고 드릉드릉함
가는길에 만난 어른 김장하, 남성당 한약방
촉석루 가는 길에 메인 대로에 위치한 남성당 한약방!
다큐 '어른, 김장하'를 보고 우리 가족 모두 굉장한 울림을 느꼈었다.
가는 길에 남성당 한약방이 있다고 하니 다들 들러보자고 했다.
지금 영업은 종료되었고, 교육관으로 바꿔서 사용할 계획이라 리모델링 중이었다.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 김장하 선생의 신념이 곳곳에 잘 뿌리내리기를.
그 다큐를 보고 진주의 형평운동이라든가,
여러 색깔들이 진주를 더 의미있고 멋진 도시로 기억되게 해주었다.
어른 김장하 다큐 안 보신 분들 있다면 꼭 보시길!
비 뚫고 달려온 촉석루
을씨년스럽게 사진에 나왔지만 ㅋㅋㅋㅋ
진주성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비와도 이정도면 맑은 날에 오면 아주 사람도 없고, 초록초록한 배경에 조명이 끝내줘서 엄청났을듯.
비가 거세어져서 집토끼인 우리들은 어서 숙소로 들어가자고 했다.
들어가는 길에 중앙시장에서 괜찮은 저녁 거리가 있으면 사가려고 했지만 실패!
토요일에 야시장도 열린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다들 간단한 전, 납작만두 같은 것들이라 저녁으로 먹기에는 애매했다.
대신 시장 근처에 있는 진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진주 맥주를 사기로 했다.
진주 맥주의 진주에일 향이 너무 좋아효
중앙시장에 으리으리한 건물로 위치한 진주맥주
직접 맥주를 제조하여 특색있는 로컬 맥주를 내놓는다고 한다.
맥주는 라거와 에일 두 종류고, 안주거리도 다양하게 팔았다.
우리는 형부랑 기린 선물용을 캔맥 2종 1캔씩 총 4캔을 사고,
우리가 마실 맥주는 페트로 해서 사갔다.
먹고보니 내 기준에는 라거는 너무 밍밍했고, 진주에일이 맛있었다.
진주맥주 직원분들이 정말 너무 친절하셨다
맥주도 되게 엄선해서 거품을 걸러내고 고르고 골라 정성 가득하게 병에 담아주셨다.
웃으면서 맛 차이도 이야기 해주시고
"금방 도착하시는거죠?" 하면서 페트 상태도 걱정해줌 ㅋㅋㅋㅋ
친절한 집에서 맥주를 사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진주캐릭터 하모 너무 귀여웠다.
어딜 가나 만날 수 있던 친구.
진주맥주 전용 굿즈도 다양하게 있어서 구경하는 맛이 쏠쏠했다.
그러나 짐을 늘릴 수 없기에 지갑을 살포시 접음
다이슨은 가져와도 칫솔을 두고온 자매님을 위해,
올라오는 길에 편의점에도 들러 칫솔을 구매했다.
간 김에 아부지를 위한 소주도 한 병 겟
나를 위한 새우깡과 콘칩도 겟
숙소에서 퍼지는게 최고햐
숙소에 오자마자 맥주를 냉장고에 빠르게 넣었다.
숙소 문을 살짝 열어두고 비 오는 소리가 쪼로록 즐기며
다들 샤워도 한 판씩 때리고 나왔다.
무엇보다 중요한 숯불구이 칰힌을 시켰다.
자연인 상태로 열린 야밤의 파티파티
치킨 두마리를 안주 삼아 쏘맥 때리면 맛나게 먹었다.
다같이 둘러 앉아 엄마 아버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었다.
언니가 툭툭 던지는 말들이 참 감동적인게 많았다.
역시 장녀는 다른가. 마음의 폭이 화악 넓은게 느껴졌다.
아버지는 마음 속에 있던 응어리를 말씀하셨는데
엄마는 아버지가 상처받으실까봐 이야기 듣는게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이 짜증과 함께 다소 거칠게 표현된... ㅋㅋㅋㅋㅋㅋ
엄마는 자러 갔고 언니랑 나랑 아버지는 새벽 2시 넘어서까지 이야기를 하다 자러 갔다.
잠들려고 하는데 아버지는 비염이 팽팽 올라온건지 목이 간지러워 캌캌캌 하셨는데
그 소리에 번쩍 놀라 언니랑 나랑 깼다.
다음날 진주성에서 이거 이야기하면서 겁나 웃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날 아침에 엄마는 일어나자 언니에게
'엄마는 듣기가 너무 걱정되고 힘들었는데, 아버지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잠결에 언니랑 엄마가 대화하는 소리가 스멀스멀 들렸는데
너무나 오랜만에 느끼는 안온함과 행복이었다.
맞아. 우리 넷이 살 때는 이 소리가 참 나를 행복하게 했다.
같이 있다는 느낌이 드는 아침.
이 집이 마치 우리가 오래전부터 살아왔던 집 같이 느껴졌다.
2일차에는 날씨가 좋아서 한옥에서 한창 사진을 찍고 숙소를 만끽하고 나왔다.
자 이제 진주 맛도리를 즐기러 가봅세다
(천수식당, 수복빵집, 엘더프랑 렛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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