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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제주 저지예술마을 흑백사진속 하루 에어비앤비&흑백사진 체험 후기

by 그네* 2026.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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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흑백사진 속 하루

에어비앤비를 검색하다가 기린이 바로 여기라며 보내온 곳이 있었다.

2박 이상 숙박을 하면 흑백사진 인화체험이 있다는 것!

아버지의 오랜 꿈이 암실을 가지시는 거였는데 눈으로 확인할 기회였다!

다행히 우리는 2박을 하여 필름카메라 대여와 사진인화체험을 모두 할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 가족은 평생 가져갈 추억을 얻었다.

가족들과 함께 필름 카메라로 사진도 찍고, 인화도 해보면서 정말 특별한 경험을 했다. 

 

https://www.airbnb.co.kr/rooms/1401713704087273670?source_impression_id=p3_1782053038_P3xpPlwv2oqQB-7N

 

별장 · 제주 · ★4.99 · 침실 2개 · 침대 2개 · 단독 사용 욕실 1개

사진작가와 함께하는 프라이빗 감성독채 5인가능 흑백사진속하루 흑백사진체험 & 필름 인화포함

www.airbnb.co.kr

채광이 좋고 따수운 분위기의 쾌적한 숙소

숙소는 안방 1에 화장실 1이 연결된 구조이고 거실 겸 침실이 있다. 

냉장고와 커피 머신도 있고 에어컨도 문제없이 잘 나왔다. 

이틀 내내 거실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엄마는 거실 침대에서 스르륵 잠들어버리기 일수였다.

주방
거실겸 침실

부모님께서 안쪽 방을 사용하시고 기린과 내가 거실에 있는 침실을 사용했다. 

빔을 켜두고 개표 방송을 보는데 화면이 커도 해상도가 좋아서 보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안방 침구는 몹시 좋아서 아침에 슬쩍 들어가서 더 자곤 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돌담과 나무도 너무 아름다워서 체크아웃 전에 아부지와 사진을 찍기도 했다.

아침 일정 전 아버지는 하모니카 연습을 하셨다.

하모니카의 기동력에 감탄하며, 기타는 못 그런다고 기린이 아쉬운듯 부러워했다. 

아부지의 아침 연주와 성실성에 찬사를 보내며 둘째 날 일정에 나섰다.

 

아침 출발 전 숙소 바로 옆에 있는 사진관으로 들어갔다. 

호스트 네모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공간을 이리저리 구경하는데 여행 전 가족 단체 사진을 찍어주셨다. 

이후, 필름카메라를 주시면서 20컷 정도 촬영이 가능하니 오늘 여행 때 쓰라고 주셨다. 

 

궷물오름에 올라가서 찍을 예정이었으나, 유격훈련이 되어서 얼마 찍지를 못했다. 

시간이 촉박하여 숙소 근처에서 동네 이곳 저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제주도 느낌 물씨난게 돌담이 나오도록 찍고, 필름이 내걸려있는 동네 골목에서도 한 컷 했다. 

 

호스트 네모님과 인화 체험이 예정된 시간이 다가와서 얼른 찍고 사진관으로 갔다. 

 

내부 공간은 작가님이 가진 사진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 묻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집에 있는 확대기도 보여서 신기했다. 

작은 공간이지만 한 곳도 허투루 만들어진 곳이 없었다. 

조명, 반사판, 카메라의 위치, 소품 등 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리잡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매번 사람들을 찍어주시기만 했지, 모델이 되어 아부지가 찍히니 

아부지께서는 포즈에 상당히 어색해 하셨다. 

엄마와 아버지는 작가님의 연출에 맞춰 한껏 친한척을 하며 포즈를 취하셨다. 

이렇게 엄빠가 밀착(!)하여 사진을 찍은 것이 얼마만인가!

다정한 엄빠의 사진을 얻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인화 체험 렛츠고

사진관 시절 이야기를 하며

아버지는 암실 구성과 사진 촬영에 있어 궁금한 점을 물어보셨다.

네모님은 1인 1카메라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이렇게 제주도에서 흑백필름을 계속 안고 가시는지도 너무 궁금했다. 

진솔한 이야기가 오가며 우리가 찍어온 필름과

작가님이 찍어주신 가족들의 사진을 현상하고 인화하는 과정을 직접 해보게 되었다.

 

마치 아버지가 소년이 된듯한 느낌

아버지는 정말 신이 나서 끊임 없이 질문하셨다. 

그런 아버지를 보시며 엄마도 기분 좋게 바라보셨다. 

어린 시절 느즈막히 기억나는 필름과 현상 작업들을 해보니 너무 신기했다. 

필름만이 주는 감성에 한껏 젖게 되었다. 

 

 

인화지에 상이 올라올 때 그 즐거움

한 장의 사진을 뽑기 위해서는 정말 정성 가득한 과정이 있었다. 

얼마나 약품에 담궈둬야 할지 시간과 빛쏘임(?) 세팅 등을 통해서 적정 값을 구한다. 

적정 값이 나오면 약품에 순서대로 담그는데,

야외에서 찍은 사진은 다시 세팅값을 찾는 여정을 떠나야했다. 

 

수백장 찍어서 사진 하나 건지는 디지털 세대의 사진과는 완전히 달랐다. 

필름으로 촬영할 때부터 신중하게 타이밍을 고르고 또 골라야한다. 

필름에 어떻게 나올지, 어떤 색감일지도 하나하나 세팅값에 따라 달라지고 공을 들여야한다. 

사진 한 장에 이렇게나 정성 가득하다니 신기했다. 

 

특히나 인화지를 뒤집을 때는 정말 경이로웠다.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아무것도 없던 인화지에서 점점 완성이 되어서 상이 올라올 때 너무 신기했다. 

 

집에 있는 확대기가 왜 확대기인지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자그마한 필름에 비치는 상을 원하는 비율로 확대하여 쏘아서

인화지에 비추며 상을 맺히게 해주는 역할이었다. 

 

 

직접 해볼 수 있어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다

보통 이런 체험은 시연 형태로 진행되거나 현상 정도에서 멈출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작가님은 설명할 때부터 "오늘 다 여러분이 해볼거에요."라고 하셨고 

아낌없이 다 퍼주시며 알려주시고 경험해보게 해주셨다. 

 

그간 겪어오신 시행착오나 어려움 등도 편하게 다 나눠주셔서 

사진 이야기로 아버지와 이야기 꽃을 왕왕 피우셨다. 

 

중간에 작가님이 "여러분! 이 속도면 우리 오늘 저녁은 텄어!"라고 말씀하셨다. 

그 때까지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사진을 보며 감탄하기 바빴다. 

분명 해가 떠있을 때였는데 인화 작업을 하다보니 무려 4시간이 넘어갔다. 

불멍, 물멍보다 필름멍

 

물로 중화하는 사진들을 보면서 멍때리게 되었다. 

이 사진들만이 주는 마음 몽글몽글하면서도 따뜻하게 해주는 순간을 즐기고 싶었다. 

흑백사진이 보여주는 고운 입자들이 사진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사진을 인화하다가 아버지가 "탄거같다!"라며 세팅값을 다시 잡아나갔는데 

막눈인 나로서는 뭐가 잘못되었는지 사실 잘 모르겠던데 작가님과 말씀나누시며 통하는게 신기했다. 

 

같이 사진을 해나가는 사람으로서

아버지도 사진을 취미로서 10대 때부터 오랜시간 해오셨다.

사진관을 열었던 순간을 인생에서 제일 행복했던 순간 중 하나라고 꼽으실 정도고,

어디든 여행을 가면 '출사 여행'처럼 늘 사진이 우선인 분이다. 

 

어찌보면 사진하는 사람들에게는 꿈의 공간인 곳이 바로 '흑백사진 속 하루'였다. 

비싼 카메라 장비병으로 꺼드럭 대는 사진 작가들과 디지털 홍수 속에서도 

좋아하는 필름을 이어나가는 네모 작가님이 멋있었다. 

전 세계에서 찾아온 여행자들과도 이야기하고 아낌없이 퍼주며 자유로운 삶을 살고 계신게 멋있었다. 

암실 곳곳에 아이디어 넘치는 장비들을 보고서 온 가족이 감탄했다. 

 

그렇게 작가님과 저녁을 한 끼 함께 하고 싶었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다. 

우리 가족은 한껏 아쉬워하며 나왔더니 어제 먹지 못한 올레집이 주문 마감시간이 다 되어가 급히 달려갔다. 

 

다행히 오늘은 어제 먹지 못한 수육이 가능해서 다행이었다. 

수육과 고사리 해장국, 몸국, 비빔국수를 주문하여 먹었다. 

저녁 내내 오늘의 인화 체험을 되돌아보며 다들 감탄했다.

 

엄마는 어쩜 이렇게 아버지가 좋아하실만한 곳을 찾아서 같이 오자고 했냐고 너무 고맙다고 하셨다. 

아버지도 막막했던 부분이 풀린 것 같다며 정말 좋았다고 하셨다. 

 

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보고 또 보며 한참을 이야기했다. 

항상 아버지는 가족 사진에 안 계시고 우리를 찍어주시기만 했는데 

이렇게 다같이 찍힌 사진이 있으니 좋았다. 

무엇보다 분위기와 색감이 정말 특별하게 느껴졌다. 

 

일기 쓰는 아부지

체크아웃 전 가족 사진 찰칵

숙소에는 멋진 돌담이 있어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 

타이머를 걸어서 사진을 찍는데 나는 10초 타이머에 6장을 찍는 설정으로 해두었다. 

아버지는 "디지털 세대는 역시 다르네."하며

필름세대와는 다르게 후하게 찍어두는 설정에 농담을 던지셨다. 

"저는 필름값이 안 들고 공짜잖아여~"라며 얼른 뛰어와 6장에 맞춰 바쁘게 포즈를 취했다.

 

내가 가봤던 어느 에어비앤비보다 최고

에어비앤비에 가입한지 10년이 되었다. 

여러 대륙에서 약 60개의 숙소를 경험했다. 

남편과 나는 어느 숙소보다 오늘 가본 '흑백사진속 하루'가 최고라고 했다.

 

돈을 벌려고 에어비앤비를 하는게 아니라,

네모님은 '필름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을 안겨주는 것에서 의미를 찾으시는 듯 했다.

모든 것에 돈돈, 빨리빨리 거리는 세상에서 

이렇게 따뜻하고 진정성 있게 가족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물해주신게 너무 감사했다. 

 

네모 작가님의 에어비앤비는 진상 손님들 없이 

그 마음을 잘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많이 가서 

네모님도 행복해지면 좋겠다고 했다. 

이미 삶을 즐기시면서 상당히 행복해 보이셨지만ㅋㅋㅋ

 

좋은 사람을 만나고 오니 우리 가족 모두 에너지가 왕왕 넘쳤다. 

역시 여행은 엄청난 숙소, 대자연 풍경 보다

사람들과 어떻게 부대끼며 시간에 의미를 더하는지가 더 핵심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행은 내가 눈 감기 직전에 떠올릴 순간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마음이 따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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