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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씨앗/매일을 기록

냉온탕 오갔던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by 그네* 2025.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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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어려운 말하기

기린에게 섭섭한 일이 있어 싸웠다.

섭섭함이라는 감정에 거의 잡아 먹혀서 처음에는 다다다다 느낌으로 쪼아댔다. 

기린은 내 말을 비난으로 받아들이길래 뚜껑이 열릴뻔했다.

서로 자극적이고 날선 말을 주고 받았다. 

 

어째 말을 하면 할수록 내 마음이나 의도가 전달되지 않아서 답답했다. 

그냥 다 차치하고 섭섭하고 서운하다고 했다. 

너는 내가 안 보이냐가 아니라,

나는 너가 필요하고 너에게 섭섭하다. 라고 하니 갑자기 대화의 물꼬가 풀렸다. 

 

쿨한척 하고 싶지만 쿨한척 할 수 없고, 

내 그릇이 넓지 못해 속에 말을 담고 있기가 어렵다. 

처음부터 내가 섭섭해 라고 하면 좋겠지만 다다다다 쏟아내고 나야 

조금씩 여유를 되찾고 감정을 오롯이 전달할 수 있는 정신머리가 돌아온다. 

 

그래도 하루 안에 속마음을 털어내고 잘 풀려서 다행이다. 

정말 싸울 때는 다 때려치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풀리면 옆에 기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증말 열탕 냉탕 극기 훈련이 따로 없다. 

이렇게 또 배웁니다. 

 

파도에 넝실거리는 회사 생활

오늘 부서원들과 함께 공원 피크닉을 떠났다. 

다같이 모여서 피자, 치킨, 엽떡을 아주 야무시게 뿌셨다. 

실장님은 난생 처음 뿌링클을 드셔보셨다 ㅋㅋㅋㅋㅋ

 

오전까지는 나에게 사람공부를 시켜주는 초고난이도 팀원과 업무계획을 짜며 갑갑했다. 

뭔가 동공이 텅 빈 느낌의 사람이랄까. 

어떤 말도 타격감이 없는 엄청난 회복 탄력성을 가졌다. 

일을 잘 해 보고 싶은 마음과 의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일을 한다, 쳐낸다라는 느낌이 강하다. 

부디 지금 가는 이 프로젝트가 빨리 끝나기를 바랄뿐.

 

신맛 가득한 오전 업무시간이 끝나자, 오후 시간은 달디 달았다. 

고대하던 카톡 이모티콘 만들기와 연말 포토존 예산을 허락받았다. 

일단 추진하라고 하셔서 당장 지를 계획이다. 

업체와 서로 시안을 주고 받고 이야기를 하면서 

정말 이대로 추진이 된다면 연말이 정말 기대된다. 

잘 해보고 싶고 재밌을 것 같아서 신이 났다. 

 

단짠 밸런스 미친 오늘의 회사 생활이었다. 

 

 

글쓰기 합평 모임 꿀팁 샤워 🍯

2회차 글쓰기 모임에서는 처음으로 글을 내고 글을 평가 받았다. 

글을 평가 받는다니! 긴장되고 어깨에 담이 걸릴 지경이었다. 

심지어 좋아하던 작가님이 내 글을 평가해주신다니 후덜덜했다. 

 

생애 첫 제대로된 합평모임인데 기대 이상이었다. 

세세하게 글을 더 어떻게 하면 잘 고쳐나갈 수 있을 지

문장을 바꾼 버전을 알려주셨다. 

같이 글방에 참가하시는 분들과 각자의 감상평과 좋았던 부분과 아쉬웠던 점을 세세하게 나누었다. 

 

사람들도 다 선하고, 너무 응원해주는 분위기라 좋았다. 

어쩜 다들 이렇게 말씀을 잘하실까.

글을 더 잘 써내고 싶다는 용기와 의지가 불타올랐다. 

 

작가님은 합평 모임에서 말씀도 참 조곤조곤 잘 하시는데 

그 비법이 뭐냐는 물음에 3일 내내 모든 말을 스크립트로 짜서 연습하셨다고 했다. 

타고난 달변가가 아니라 오히려 말하는데 두려움이 있어 이를 극복해야하는 노력형 사람이라고 하셔서 정말 놀랐다. 

나를 포함하여 합평이 처음인 분들이 많았는데

이 합평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도록 잘 착륙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고 세세한 준비가 정말 감사했고 좋았다. 

 

다음 시간도 몹시 기대된다. 열심히 잘 준비해서 가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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