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를 위한 니콘 카메라 Z7ii
아부지는 중고 카메라 매니아다.
카메라를 사는 사람들은 많지만 꾸준히 사용하는 사람들이 없어
카메라는 감가상각이 엄청난 폭으로 일어나는 전자기기다.
중고 카메라 세계에서 몇 컷 찍지 않고 훅훅 내려가있는 가격에
배터리나 메모리카드 같은 액세서리가 추가 되는 것은 큰 이점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카메라를 중고로 여럿 사는 재미를 보았지만
정작 새제품은 사용해보신 적이 없다.
주변에는 잘도 퍼주면서 자기에게 돈 쓰는 것은 너무 인색하셔서 맴찢 🥺
지난 해 부터 니콘 z7ii를 사겠다고 찬찬히 살펴보시던 아버지께서 영 구매를 하지 못하셨다.
맘에 드는 물건이 잘 올라오지도 않고 아직 중고제품에서 이렇다 할 큰 메리트가 없었다.
덩달아 나도 중고마켓과 새 제품들의 시세를 약 한 달 정도 정찰했다.
(그냥 가전을 좋아함)
중고 카메라의 왠지 모를 찝찝한 단점
전자기기라는 정보 불균형 속에 속이려들면 얼마든지 속일 수 있다.
싼만큼 구매 후 환불이나 문제 제기가 절대 불가하다는 조건도 있다.
(반드시 피해야할 판매자)
내가 사는 지역에 저렴하면서도 좋은 중고 상품이 나오는 것은 기대하기 쉽지 않다.
대부분의 매물은 서울과 경기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부산에도 몇 건 있었지만 중고 카메라 매입 전문 업자 느낌이라 영 찜찜하였다.
오픈마켓도 찜찜
미개봉이라 해놓고 알고보니 드라이기 열감으로 스티커를 살살 녹여내어
교환이나 환불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아예 짝퉁을 판매하거나 병행수입품을 정품이라 하여 애매하게 표현하기도 한다.
일반 소비자가 정품과 불량품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리도 만무하다.
혹은 정품 새제품이라 해놓고 재고 때문에 렌즈와 바디 결합 제품에서
렌즈만 떼서 주는 경우도 있다. (미개봉이 아니자냐여)
백화점이나 정품몰에서 사면 안전하지만 정가 그대로 사야한다.
그렇다고 g마켓이나 옥션에서 사려니 온갖 디지털 기기부터 소금까지 다 파는 판매자가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나는 니콘에서 공인한 정식 판매점이 g마켓이나 옥션에 입점해있는 것을 선호했다.
니콘 카메라 구매 여정기
1트는 신세계 홈쇼핑에서 구입한 것이었다.
특가로 가격이 올라와있고 신세계라 믿고 샀다.
그러나 1주일 정도 시간만 질질 끌더니 품절이라며 환불을 했다.
내가 구입했던 313만원이던 제품은 품절 띄우고
똑같은 제품을 판매자가 365만원으로 올려서 판매했다. 쳇
2트는 지마켓에 올라온 공인 대리점의 제품이었다.
이번 주말에 무슨 대 축제라도 일어난건지
니콘공식판매몰도 23%인가 세일을 해서 315만원대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다른 오픈마켓도 307만원까지는 내려갔지만 판매자가 영 미덥지 않았다.
공인 대리점 제품은 311만원에 샌디스크 SD카드를 사은품으로 주는게 떠서 구매했다.
일요일에 2트를 완수하고 오늘 택배가 시작되었다고 하여 안심했다.
그러나, 3트 쿠팡의 등장....
2트를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오늘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밥먹으려고 준비하는데 알람이 왔다.
내가 팔로우 했던 니콘 공인대리점이 오늘 쿠팡에서 딱 한시간 특가 라이브를 한다는 것?
내가 구매하려던 모델은 라이브 때도 특가 적용은 안되고 사은품만 주던 모델이라
별 기대없이 들어갔는데 역대 최저가였다...!
2트보다 무려 15만원 정도 저렴했다.
2트 배송은 시작되었지만 배송정보도 아직 전산 위에 올라있지 않아서 바로 취소를 하려고 판매자에게 전화했다.
내일 처리해준다고 한다.
그렇게 2트를 취소하고 3트를 구매했다. ㅎ ㅏ....
키오스크 못 쓰는 할머니가 된 기분이야
나는 쿠팡을 거의 쓰지 않는다. (N쇼핑에 특화)
쿠팡 라이브 쇼핑 자체도 처음이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딱 한시간....!
1시간 동안 정신없이 채팅창은 올라가고
여러 모델을 한데 모아서 사은품과 할인 안내가 나가는데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구매를 실컷 하고 왔더니 구매 전에 꼭 구독하고 캐쉬 적립하라며 채팅 안내가 나가고 있었다.
무언가를 팔로우를 하면 쿠팡 캐쉬 3%가 적립된다고 한다.
그냥 갈까 했는데 300만원짜리 3%하면 덩어리가 커서 결제 취소하고 다시 구매할 방법을 찾아헤맸다.
이와중에 쿠팡 와우 회원인 남편 아이디로 이번엔 갈아타서 구매 시도...!
어디를 팔로우하라는건지 할미는 모르겠어👵🏻
도저히 어디를 팔로우하라는 건지 조차도 알 수 없었다...!
보라색 배너를 구독하면 된다는데...?
라이브 채널을 구독하라는 건줄 알았는데 구독하면 바로 캐쉬가 생긴다더니 난 안 생겼다...?
헤매다가 결국에 포기하고 59분에서야 결제를 완료했다.
사은품을 받으려면 또 오피스폼 서식에 기입해야했다.
그런데 라이브가 끝나니 사은품 오피스 서식도 사라진것 아닌가...?
사은품을 받으려고 판매자에게 문의글을 남기니 직접 전화해라고 했다.
이렇게 복잡할수가...!
라이브 영상을 다시 보다가 오피스폼 QR이 다행히 남아 있어서
남편 폰으로 스캔하여 사은품 정보를 기입하였다.
라이브의 세계는 너무나 빠르고 벅찼다.
눈을 어디다 둬야할 지 알수가 없었다.
그놈의 보라색 배너는 어디를 말하나 했더니 쿠팡 라이브 자체를 구독하라는 거였다.
근데 공교롭게도 내가 참여했던 쿠팡 라이브의 채널주의 프로필 사진도 보라색이고
쿠팡 라이브홈 화면에 있는 프로모션 배너도 보라색이었다.
그래서 나는 쿠팡 라이브가 구독 체계인지도 모르는 상태라 채널주 주변만 얼쩡거린게 되었다.
1시간이 지나니 정말 신기루처럼 특가는 사라졌다...!
사은품 링크도 사라지고 모든 안내도 없어졌따...!
진이 다빠지는 쇼핑이었다.
아부지에게 집으로 오는 카메라는 뜯지 말고 바로 반품처리 하라고 했다.
그리고 내일 우리집으로 오는 카메라는 아부지의 새 카메라가 될 예정이다.
가전제품을 구매하려다 보면 가격이 늘 고민된다.
좀 있으면 새 모델 나온다던데 기다릴까? 더 가격이 떨어질까?
고민하면서 기다리다보면 지금 찍지 못하는 순간이 아깝다.
이렇게 샀으니 하루빨리라도 마음껏 아버지가 일상을 담으셨으면 좋겠다.
세상 따라잡기 쉽지 않음
카메라 하나 사는데 이렇게나 품이 많이 들수가 ㅠㅠ
그런데 정말 부지런히 세상을 따라가지 못하면
쇼핑도 혜택 못 누리며 그냥 웃돈 주며 살아야 겠구나 싶었다.
어르신들이 키오스크를 잘 못 쓰시거나
인터넷으로 하는 티켓팅에 실패하시면 마음이 불편했다.
정보화가 편하다지만 어느 영역에서든 약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오늘 내가 그 약자가 되어보니 정말 답답했다.
곧 나에게도 닥칠 미래라는게 실감이 되었다.
조금만 천천히 바뀌어줘 세상아... 내가 열심히 배워볼게🫠
아님 그냥 웃돈 주고 사도 속시렵지 않게 돈을 많이 벌어야하나...?
근데 후자보다는 전자가 더 가능성 있는 이야기일거 같은데...!
근데 오늘 헤맸지만 혜택 놓치고 웃돈 주고 결국 산거 아닌가...?
빠르게 바뀌는 세상이 야속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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