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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빛사진관/오늘의 사진

아버지와 떠난 가덕도 출사

by 그네* 2022.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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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기린과 엄마와 함께 출사를 떠났다.

너무 소중한 추억이 될것 같던 하루다. 

 

우리가 간곳은 동선방조제로 - 가덕눌차왜성 - 선창마을회관 - 성북마을정류장이다. 

내리면 큰 호수가 있는데 그 호수는 쭉 한 바퀴 도는 코스였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폐허와 이제 막 개발이 시작되려는 건축물들이 뒤섞인 어촌이었다. 

마을의 한 부분은 양지바른 집들이라 감탄이 나온다. 

반면에 어떤 부분들은 폐허가 되어 헐고 외지인들이 짓는 새 건물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어촌에 봄이 왔다

물탱크를 감싸는 줄기들에게서 생명력이 느껴졌다. 색감도 봄 웜톤이다. 폐허속에서 활기가 느껴져서 마음에 드는 사진.

 

부산 가덕도 바다

물이 참 맑고 색깔이 예뻤다. 이 부근에 차박을 하고 즐기시는 분들이 있던데 우리도 다음에 꼭 오자고 했다. 

조카와 함께 오면 물놀이 하고 텐트 치고 놀기에 딱이었다. 여유 넘치고 조용한 바다였다.

 

생명력 넘치는 바다

고사한 나무와 바다에서 생명력 넘치는 어부를 대조하고 싶었다. 색감도 반대되고 어부님도 아주 열심히 움직이고 계셔서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바다의 색깔이 참 아름답다. 아름다우면서도 먹을 것을 얻는 삶의 터전이기도 한 바다다. 

 

엄마의 뒷모습

엄마의 최애 롱패딩의 색감과 단순한 사진 구도가 마음에 든다. 건너편 아름다운 바다에 푹 빠져 있는 엄마의 모습에 내가 빠져서 셔터를 누를 수 밖에 없었다. 뒷모습은 묘한 분위기가 있다. 쓸쓸할 수 있는데 엄마의 롱패딩 색감이 너무 쨍해서 어두운 분위기는 아니다. 

 

아래 사진은 오늘 촬영본 중 가장 기대작이었다. 골목길 사이에 있는 귀염둥이 강아지가 있었다. 골목 사이에 녀석을 보고 우리 모두 감탄을 참지 못했다. 조심조심 다가가서 셔터를 누르는 내내 어찌나 꼬리를 흔들던지. 정말 사랑스러운 녀석이었다. 골목길의 색감도 팡팡 터지고 구도도 마음에 든다. 따뜻한 느낌이 나도록 색온도를 올렸다. 오른쪽에 있는 파란색 창문 덮개와 벽돌로 연결된 것도 너무 특이하다. 뒤에 숨어 있는듯 드러내는 고양이도 은근히 분위기를 자아낸다. 

골목길 개
골목길 개
골목길 개

미역 양식장인지 엄청난 규모의 양식장이 있었다. 삶의 터전인 모습으로서의 바다와 어긋난듯 박혀있는 막대기가 묘하게 구도를 이루었다. 이렇게 기울어져 있는게 반듯한 거보다 훨씬 사진을 재밌게 해준다는 아버지의 말씀이 떠오른다. 

부산 가덕도 바다 양식장

 

부산 가덕도 바다 양식장

위 사진은 다리에 올라가 쫙 펼쳐진 양식장을 찍은 사진이다. 다리에 올라가자마자 아버지는 "이야. 이 구도를 우리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지. 이거는 찍어야지."하시면서 셋이서 셔터를 타닥타닥 눌러댔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해질 때쯤 노을질 때 이 사진을 다시 찍는다면 환상적일것 같다고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부산 가덕도 죽섬

타이어와 저 정체를 알 수 없는 바다위에 투척된 무언가(!)와 죽섬이 구도에서 매우 조화가 이루어져서 사진을 찍었다. 갯벌과 물기가 가득한 바다도 대조된다. 

부산 가덕도 골목

폐허가 된 어촌 골목이다. 색감이 마음에 들고 쭉 뻗어 있는 작대기와 전등, 벽이 좋은 구도를 이루고 있다. 아버지가 골목 사이사이를 걸어가시다가 "이야 여기 좋은데"하시면서 찍자 옆에서 따라 눌렀다. 

 

사진을 찍다보면 알아서 구도를 잡아서 사진 촬영을 하기가 아직은 어렵다. 아버지가 찍으시는 위치 부근에서 이리저리 렌즈를 돌려보면서 구도를 잡고 찍어본다. 그러다가 아버지의 촬영본을 보고서 "이야 고수는 다르네."하며 모방해서 찍어본다. 사진에 의도를 담고 아름다운 것들을 담아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평평해보이는 사진에 보정을 통해 색감을 더한다. 쓸데없는 것들을 잘라내고 단순화 시키면 사진에 메시지가 조금씩 또렷해진다. 그 과정이 참 재밌다. 

 

아버지와 함께 사진을 찍는 시간도 너무 소중하다. 필름카메라로 찍으시다가 무심코 셔터가 눌러지면 "이 귀한 필카를!!!"하시는데 너무 웃기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 소중한 하루로 기억될 날이다. 자주 아버지와 출사를 다녀야지.

 

출사를 마치고 아버지와 엄마와 기린과 카페를 갔다. 카페에서 아버지가 시간이 흘러와 이제 보니 젊을 때 젊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고 시간이 흘러 버린것 같다고 하셨다. 주변에 이런 이야기를 해줄 사람이 단 한명도 없어 더욱이 알기 어려웠다며.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적어도 하나의 악기는 연주 할 줄 알고 또 여러가지를 배우면서 성장해나가는 삶을 살아라고 하셨다. 좋은 에너지를 얻고 왔다. 이것저것 배우고 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 용기가 났다. 따뜻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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