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잉? 전화 왠일이여!
요새 쏟아지는 보고서에, 연말 연초 결산 시즌이라 정신이 없다.
오전에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멀리 서울에 있는 B언니에게서 전화가 와있는 것이다.
일년에 한두번 언니랑 면대면으로 보면 봤지 전화는 거의 안했던지라 잘못 누른줄 알았다.
카톡으로 왠일이냐고 물었더니 언니가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황급히 탕비실로 가 전화를 받았다.
B언니는 세상 밝은 목소리로
"스윙아!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목소리로 전해주고 싶어서 전화해봤어. 카톡으로 하는 거 그건 내 스타일 아니야. 복 많이 많이 받으라는 인사는 목소리로 전해줘야지. 암요 암요."
별명이 '이모' 내지 '고모'였던 언니였는데 이런 별명이 괜히 붙은게 아니야. ㅋㅋㅋㅋㅋ
정말 생각해보니 친구끼리 무려 통화로 '새해 복 많이 받아라'는 인사는 얼마만인가...!
폰 잘못 눌러서 통화연결된 건줄 알았다는 나의 생각이 머쓱할 지경이었다. ㅋㅋㅋㅋㅋ
따수운 에너지는 따숩게 퍼져나가
언니는 생각나는 다른 친구들에게도 전화를 했던 모양이다.
우리가 같이 알지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친구들의 근황과 이야기도 전해주었다.
I언니가 긴 터널을 지나 이제 받아들임의 단계로 가서 너무 다행이고 응원하고 싶었다.
또한 육아로 힘든 H언니에게 전화를 했더니 너무 쌓인게 많았는지 1.5시간을 통화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가 없는 내가 H언니를 만났을 때는 육아라는 세계가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서
회사의 업무 방식에 빗대어 H언니가 설명해주곤 했다.
그런데 B언니는 모두 거쳐온 과정이니 서로 통화를 하면서 B언니가 H언니의 쌓인 마음들을 다 받아주었다고 한다.
그 때 그 시절에 B언니도 누군가와 전화연결이 되기만 하면 말이 봇물 쏟아지듯이 나왔고, 지금 H언니가 하는 말이 너무나도 이해가 되어서 원격근무 중이었지만 도저히 전화를 끊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B언니의 따수운 마음에 덩달아 나도 마음에 온기가 가득차졌다.
그리고 B언니가 힘들었던 그 시절에 곁에 있어주지 못한듯 하여 미안했다.
덧붙여서 언니가 ㅋㅋㅋㅋ 되든 안되든 부산 여행 초대장을 자신에게도 보내달라고 했다. ㅋㅋㅋㅋㅋ너무 웃겼다.
아직 아이가 5살이라 아마 안되겠지만 안 가는거랑 못 가는거는 다르니까 일단 되면 초대장은 보내라고 했다. ㅋㅋㅋ
거절 답정너지만 그래도 초대장은 보내달라는 초대호소인 ㅋㅋㅋㅋㅋ
올해 목표 무어야
언니는 언니답게 훅 들어오며 "25년도 스윙이 목표는 뭐야"라길래
나는 "나 지금 쓰고 있는 뉴스레터 잘 해나갈래."라고 답했다.
언니는 "집 살거야."라고 했다.
"언니! 우리 올해 목표 이야기하는거 아니야? 그거 올해안에 돼?"
하니 언니가 "응 될거같아."라며 당차게 답했다.
챡챡 계획러인 언니답게 아이의 삶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올해 진행하고(넘나리 회사원 말투)
2030년까지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서초주민이 되는 것까지 지금 계획이 다 섰고 올해 안에 달성될 것 같다고 한다.
"우왕 뭐야!!! 부자 언니다!!!"라며 한껏 언니를 놀렸다.
날이 따수워져 서울에서 다 같이 볼 날을 기약하며 웃으며 전화줘서 고맙다하고 통화를 마무리했다.
별것 아닌 사무실 한 켠으로 가 받은 10분 남짓의 대화였지만 너무 기분이 좋았다.
B언니는 무심코 치고 들어오면서 사람을 울컥하게 하는 힘이 있다.
내가 힘들 때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내가 원래 어떤 사람이었는지 힘을 주기도 하고,
아닌건 또 아니라고 세상 단호하게 뼈를 조사버린다.ㅋㅋㅋㅋㅋㅋㅋㅋ
포스팅하며 언니와의 대화를 되새기니 또 행복해진다.
나도 설에는 오랫동안 못 만나거나 전화하지 못했던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봐야겠다.
B언니에게 받았던 따수운 온기가 무럭무럭 퍼져 나갑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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