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청소 완료 후 감격한 엄마
일하고 있는데 엄마로부터 카톡이 후다닥 왔다.
오늘 오전에 준공청소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엄마가 가서 확인해주기로 했는데 직접 찍은 사진을 보내주었다.
보호필름막이 다 떼어지고 깔끔하게 청소까지 마치니 집이 더 예뻤다. ㅠㅠ
집 너무 예쁘다면서 매번 초초초 흥분 상태에서 사진 찍어서
흔들리던 엄마의 사진이 마침내 좀 초점이 맞아서 왔다. (그래도 흔들림)
거의 심장 부여잡고 사진 찍은듯 >_<
준공청소해주시는 분들이 깔끔하게 잘해주신것 같아 다행이었다.
엄마도 집 이곳 저곳 꼼꼼히 보면서 체크한듯 하다.
내 집 장만에 부풀었던 젊은 시절의 엄마가 떠올라.
지금 우리 집에는 내가 초3 10살일 때 이사를 왔다.
그러니 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에 입주하고 그대로 쭈욱 살았다.
이 집에 오기 전에 우리 가족은 힘들게 전세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살았다고 한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집 구하고 이사다니기에 이골이 난 엄마가 저축 몰빵 신공으로 어렵게 잡은 집이었다.
이 집을 사기 위해서 아버지는 모든 경제권을 엄마에게 넘겼고, 엄마는 미친듯이 쥐어짜며 저축을 했다.
수정동 > 연산동 > 반여동 > 해운대로 점점 동쪽으로 전진해온 우리집은 결국에는 해운대에 정착했다.
아주 어렸을적 기억임에도 젊은 엄마의 손을 잡고 언니와 함께 공사 중이던 이 아파트에 왔던 날이 떠오른다.
엄마가 드디어 '내 집 장만'이라는 꿈에 부풀어 집이 너무 궁금해서 어린 언니와 나를 이고지고 버스를 타고 데려왔었다.
이제 땅을 고르게 하고 건물이 올라가고 있던 쯤이었다.
그 때는 그게 우리집인 줄도 몰랐다. 후에나 '아 그 때 우리집 공사중에 왔던거구나' 라며 잔상처럼 남아있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 아파트에 입주한 날 언니와 나는 계속 여기가 우리집이냐고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네 식구 거실에서 다 같이 자던 옛날 집을 벗어나 이제는 각자의 방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몇날 며칠을 낯선 집 같아서 아침마다 언니와 나는 눈이 번쩍 뜨여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그 모습에 엄마와 아버지는 깔깔 웃으셨고 채광이 따뜻하게 들어오는 우리집을 모두 좋아했다.
세월이 흘러 엄마와 아버지가 언니와 나를 열심히 사회인으로 만드는 동안
우리 집에는 짐이 꽉 차고 바쁜 생활의 흔적이 가득해지게 되었다.
인간 박의화와 김동일은 사라지고 엄마와 아버지라는 역할이 대부분의 시간과 공간을 지배했다.
엄마는 "느그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최선이었다."라고 늘 말한다.
엄마와 아버지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우리를 키웠고 그래서 자기를 지운 시간이 계속되어 온것 아닐까 싶다.
그리고 오늘 준공청소를 다한 집에서 엄마도 젊은 시절이 다시 떠올랐나보다.
이제 엄마와 아버지의 공간으로 되돌려줄 시간!
역시 맥커터 엄마! 갑분 실리콘으로 마무리 되는 대화...!
엄마와 내일 같이 최종 실리콘 체크를 하기로 했다.
나는 사실 우리 집에 어디 실리콘이 필요한지 모르기 때문에 실 거주자인 엄마와 최종 체크를 하는게 좋을듯 하다.
그리고 오후 1시부터 바로 이사!
비가 광광 쏟아질 예정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잘 살게 하려고 이렇게나 푹푹 찌나요...?
아무튼 무탈하게 이사가 잘 되기를!
리모델링 인테리어 졸업 하루 전 저의 심경은요
정말 인생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는 경험이었다.
이렇게 거금을 공간을 꾸미는데에만 투자해본 것도 처음이고
정말 미친자처럼 알아보고 고른듯하다. (내가 나한테 질릴 지경 ^^)
긴긴 리모델링 프로젝트에서 내일과 모레만을 바라며 달려왔다.
집을 예쁘게 꾸며서 엄빠에게 공간의 힘이 발휘되어서
"전기랑 물만 나오면 된다."라고 했던 엄빠의 말이 무색하게 두 분이 행복을 찾으면 좋겠다.
한 번은 엄빠가 자신들이 원하는 공간에서 살아보도록 딸내미가 효도효도하는 추억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 아니요?
아닌가 리모델링 예산 때려넣으면 돈으로 다 가능한가? 하핳
근데 정말 한 땀 한 땀 벽돌 쌓듯 리모델링 해나간 심정이라
우리 집에 대한 애착이 더 커진다.
가구랑 가전까지 다 들어오면 엄빠를 깜짝 놀라게 해줄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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