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평 : 서양 고전 쉽지 않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양 고전은 보통 한큐에 넘어가는 법이 없다.
방금 읽었던 구절이 즈언혀 머리에 남지 않는다.
다시 돌아가서 읽다 보면 몹시 더디다.
그리고 다시 읽어도 사실 잘 모르겠다 ㅋㅋㅋㅋㅋ
혼란스러운 나와 저멀리 달려가는 고전 속 구절들, 그 중간에서 김하나 작가가
작가의 실제 삶이나 책의 상황과 비슷한 우리가 잘 아는 영화를 끌고와 연결 고리가 되어 준다.
그 덕분에 다행히 완독할 수 있었다. ㅋㅋㅋㅋㅋ
100페이지는 무조건 읽자
중간에 탈주할 뻔 했지만 책에서 나오는 독서법 중 하나가 100페이지는 무조건 읽자다.
정말 효과가 있다.
앞으로도 책을 읽을 때 카페에 가서
일단 100페이지까지는 무조건 읽자라는 자세로 가보려고 한다.
발제. 1. 가장 읽어보고 싶었던 책은?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1870년대 마차가 나오던 시절 그 시대상도 흥미롭고, 작가의 삶도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미국 박완서라 불린다는데 자유로움을 갈망하는 그녀의 삶과 책 이야기가 술술 읽혔다.
지금 시대로 끌고와도 인간의 근원적 갈등과 연결되어서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2. 가장 읽어보고 싶지 않았던 책은?
맥베스 - 셰익스피어
워낙 묘사와 은유가 많이 들어간 글이라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눈에서 다 튕겨 나갔다 ^_ㅠ
셰익스피어 명문장가이지만 내게는 너무나 와닿지 않는 표현들인 것...!
3. 내가 추천하는 고전은?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장자를 참 좋아했다.
뭔가 글이 편하고 자연 친화적이어서 좋았다.
근데 그런 느낌만 남아있고 내용은 1도 기억 나지않는다. ㅋㅋㅋㅋㅋㅋ
장자 책을 내가 읽었었었었다는것조차도 낯설게 느껴진다.
고등학교 때가 리즈고 그 때 쌓은 지식을 갉아먹으며 살아간다는 말이 맞는듯 ㅋㅋㅋㅋ
고전에 흠뻑 빠져 금빛 종소리를 읽으니 동양철학을 참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서양 고전과 당분간 한 발자국 멀어진 나....)
한 번 다시 읽어보고 싶다.
인상적인 구절
P. 83
펠리페는 누구의 꿈이었을까? 나는 누구의 꿈일까? 나의 욕망은 어떤 두려움의 꼬리를 물까? 어떤 눈동자가 나의 우주를 움직일까?
P.94
"제 생각에 성공이란 개인적인 자유예요. (...)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자유로운 걸 말합니다. 돈, 가난, 안락과 걱정, 모든 물질적인 조건들로부터의 자유지요. 일종의 정신의 공화국을 유지하는 것..... 그게 제가 생각하는 성공입니다."
P.108
처음으로 축척이 뒤흔들렸다. 이것은 '각성'인지도 모른다. 누구나 한 번쯤 인생에서 그런 순간이 있을 것이다. 이전에는 좁은 줄도 몰랐던 나의 시야를 광활하게 넓혀 놓는 어떤 경험을 하는 순간이. 그런 순간을 겪고 나면 그는 결코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P. 143
시선의 문제가 유독 여성에게 왜 그렇게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인지를 이디스 워튼은 정확히 간파했다. 평판의 사회 속에서 추문이 벌어질 때 남성보다 여성이 입는 타격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사회는 남성에게는 그럴 수도 있다는 관대함을 보였으므로 남성은 얼마든지 재기할 수 있었지만 여성에게는 그럴 기회를 주지 않았다. 평판에 오점이 생기면 여성은 그대로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지금은 이 문제를 더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대상화(objectification)'라는 말이 점점 더 많이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P.148
그는 엘렌에게서 멀어져 있을 때면 '자신의 미래 속에 산 채로 매장되고 있는 기분', '자기 비석 아래 깔려 온몸이 부서지는 기분'이 든다.
P.150
워튼은 자신에게 부여된 감옥 같은 삶의 벽을 탈옥수처럼 매일 조금씩 펜으로 긁어 내듯이 글을 썼다. 앞의 인용구에는 덧붙은 말이 있다. "삶은 죽음 다음으로 가장 슬픈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가 볼 새로운 나라, 읽을 새로운 책, 놀라고 기뻐할 수천 가지 매일의 경이가 있다."
P.157
시간의 '흐름'이 저마다의 몸속으로도 흘렀을 것이다. 오래전부터 흘러왔고 내 몸을 관통해 앞으로도 오래 흘러갈 일종의 강물 같은 것이 의식 속에서 생겨난다. 그렇게 세월이 탄생한다.
P. 167
그는 창작 노트에 공감적 마술이란 '상상 속에서 자신을 어떤 다른 사람의 내부에 옮겨 놓는 방법'이라고 썼다.
P.168
스타일은 아주 단순한 문제야. 리듬이 전부지. 일단 그걸 깨치면, 잘못된 단어를 쓸 수가 없어.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렇게 아침 나절이 지나도록 앉아서, 아이디어와 상상 등등으로 머리가 가득 차 있으면서도 적절한 리듬을 찾지 못해 머릿 속에서 내보내지 못하는 내가 있지. 리듬의 문제는 아주 심오하고, 단어보다 훨씬 깊이 들어가지. 풍경 하나, 감정 한 조각이 마음속에 이 파동을 만들어 내는데, 이 과정은 알맞은 단어를 만들어 내기 한참 전에 일어나.
P. 186
종횡으로 뻗어 나가던 가지가 점점 굵어지며 우람하고 균형 잡힌 수형으로 단단해져가는 나무처럼, 점차 나라는 무대의 키나 자루를 손으로 단단히 거머 쥐도록 성장하는 어느 직업인의 내면이다. 나라는 인물은 유능하기도 하고 비열하기도 하고 낭만적이기도 하고 못나기도 하고 멍하기도 한 그 모든 사람이자 또한 그 어느 한 사람이기만 한 것도 아니다.
P. 192
황제가 되는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나 자신의 자유와 신성을 온전히 발견하고 그에 투신하는 것이다. 영원 속에 있는 나라는 존재의 굴대를 굳게 붙잡아 스스로 악시스 문디(axis mundi), 즉 세계의 중심축이 되는 것이다.
P. 207
'수영하는 사람에서 파도로 이행하는 그런 순간들'이 있다고 말한다. 내가 나의 몸이라는 한계를 넘어서서 파도, 즉 나를 둘러싼 물의 움직임 속으로 나아가는 듯한 표현이다.
P. 219
식물로 치자면 목질화가 일어나는 때랄까, 몸과 마음의 외피가 점차 단단해지기 시작하는 때다. 그만큼 존재감은 묵직해지지만 그만큼 유연성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나이이기도 하다.
P. 274
의미는 우리가 믿는만큼 자라나는 것이며, 권력도, 부도 그것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오늘의 콘텐츠 > 오늘의 책&동네서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자이 미즈마루 독서모임 발제 및 후기 (1) | 2025.01.29 |
---|---|
2025 읽고 싶은 책 리스트 (1) | 2025.01.20 |
올해의 책 - 장일호 슬픔의 방문 (2) | 2024.12.24 |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독서 에세이 및 인상 깊었던 구절 (20) | 2024.09.19 |
책 ‘일의 기쁨과 슬픔’ 독서모임 준비 발제 (2) | 2024.09.12 |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독서모임 발제 및 솔직 후기 (0) | 2024.08.19 |
심채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독서모임 질문 발제 후기 (4) | 2024.07.22 |
책 시선으로부터 독서모임 솔직 후기 (0) | 2024.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