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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콘텐츠/오늘의 영상&음악

#1. 소수의견

by 그네* 201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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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기본적인 모티브는 용산 참사에서 따왔다. 진압 과정에서 철거민의 아들이 죽었고 그 아들을 죽인 것이 경찰이냐 용역 깡패냐를 두고 법정에서 진실 공방을 벌이는 것이 주요 골자다. 



(스포주의)

왜 제목이 소수의견일까.

아버지께서도 추천평을 보았다며 소수의견이 우리가 흔히들 생각하는 약자의 의견이 아니라

또다른 의미의 '소수'라고 말씀해주셨다. 일부 소수가 사회 대부분의 권력을 지배하고 다수의 의견을 잡아나가는 접근에서의 제목인 듯 하다. 


영화를 보고나오면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결말에서의 진실이었다. 나는 사실 법정 증언에서 죽이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경찰이 박재호의 아들을 죽였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믿고 싶었는 지 모른다. 정말로 정당방위일까라고 의문심을 가지며 희생된 의경 역시 완전 무죄의 희생양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순간으로 보면 그 역시 가해자였다. 그를 가해자로 내몬 것은 경찰의 과잉 진압과 그 위의 개발업자들의 이익 싸움, 청와대까지 연결되는 보이지 않는 손들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나니 머리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왜 나는 박재호가 의경을 죽인 것의 연결고리가 정말로 그 의경이 자신의 아들을 죽인 극한 상황이라고 이해하지 못했을까. 어쩌면 그 영화 속 많은 대중들이 언론의 손에 놀아났듯이 나는 그 영화에서도 놀아난 느낌이었다. 


영화는 아주 영리하게 한 두 번씩 비꼬며 전개되어 예측을 빗나간다. 그 빗나감은 현실과 아주 밀접하게 한국에서만 가능한 이 무궁무진한 비리 스토리 소스를 펼쳐낸다. 정치인들의 쇼맨십, 유리하게 법을 이용해가는 법조계, 언론의 욕심 등을 현실감 넘치게 펼쳐내어 끝까지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영화의 배급만 보더라도 처음 배급사가  CJ 였지만 CJ와 현 정권의 멜랑꼴리한 관계 때문에 개봉하는데만 2년이 걸렸다. 물론 배급사는 다른 배급사로 바뀌었다. 



역시나 가장 놀라운 것은 윤계상의 연기력이다. 최고의 사랑이나 시트콤류의 꾸럭꾸럭한 모습에서

완전히 배우가 되었다.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도 박살낸다 라고 울부짖던 윤진원의 모습이었다. 

그 눈에 가득찬 울분이 스크린을 뚫고 나와서 진심이 느껴졌다. 


그러나 마지막 홍검사의 한 마디가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마치 영화 변호인이 생각났다. 각자 생각하는 국가론에 비춰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악인들의 모습이 겹쳤다. 어떤 영화는 악인도 결국엔 희생양이다 지시에 따른 정당화를 할 수도 있지만 태생과 사고관이 저따위로 글러먹은 새키면 그냥 노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재호는 국가에 희생한거고 자기는 봉사한거고 그렇게 국가는 기본 구조를 영위하고 유지해나간다라는 국가론에서 홍검사는 윤진원에게 너는 뭐했냐 새캬라고 묻는다.


이 한국 사회의 수많은 홍검사들이 얼마나 더 높은 곳에서 넘쳐나는 힘을 악용하고 있을지 갑갑해졌다. 물론 이 영화는 픽션이다. 그러나 올림픽대로 노숙자와 철거민부터 로펌, 법조계, 더 위에 VIP존까지 현실로 돌아봤을 때 지금의 우리 사회가 더 픽션 같은게 우스울 뿐이다. 나 역시도 수많은 정당화와 타협 속에서 살고 있다. 이것을 어디에서 멈추고 양심에 맞춰 부끄럽지 않게 살것인가 평생의 물음표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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