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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콘텐츠/오늘의 영상&음악

인사이드 아웃 - 진짜 나를 만날 시간

by 그네* 2015.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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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 곰곰히 돌이켜 생각을 해봤다. 


지금 내가 가진 섬은 어떤 모습이고 잃어버렸던 섬과 다시 생겨난 섬은 어떤 것일까?

무의식 저편에 있을 빙봉이 그립고 궁금해졌다. 



오늘 고딩 때 친구들을 만나서 서로의 회사와 앞으로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기쁠 일이 없었다. 

그런데 인사이드 아웃을 보고 나오니 갑갑한 이 상황과 이 슬픔이 어쩌면 완전히 나쁘지 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슬픔이 있어야 진짜 기쁨이 올 수 있는 길이 터지고 그 기쁨이 더 가슴 깊이 느껴지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어른이 되었다는 그런 느낌에 이제 피식하며 웃음이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가고 끝자락에 픽사가 남겨놓은 메시지 때문이었다.


"이 영화는 모든 아이들에게 바칩니다. 더이상 자라지 마렴(Don't grow up)"



정말로 자라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않더라도 아직 나는 어른이 되기에는 멀었다. 

감정을 숨기지도 못하고 그걸 숨기고자 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하반기 목표를 '친절한 사람이 되자'로 잡기는 했지만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싫은 사람과는 여전히 눈을 마주칠 수가 없다. 


아직은 내 안의 빙봉과 더 놀고 싶고 감정을 숨기고 싶지 않다. 

빙봉과 조이가 로켓을 찾으려고 노래하는 부분부터 벌써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냥 그 때부터 뭔가 뭉클해지고 빙봉이 사라질 때에는 완전히 폭발해버렸다. 



본부의 콘솔이 멍해지는 부분에서는 같이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표현해내다니. 색색깔의 기억 구슬과 저장 경로뿐만 아니라 콘솔 모두 상상력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또 하나 인상깊었던 점은 여러 감정의 인격체들의 표현 방식이었다. 

매끄러운 질감이 아니라 여러가지 입자가 모인 방식이었다. 

정말로 신경계 뉴런 세포 하나하나가 모여서 만들어진 듯 질감에도 신경쓴 픽사의 표현방식에 놀라웠다. 


마지막 부분에서 나오는 여러 사람들 속 인격들의 모습을 더해서 보는 부분은 정말 위트가 넘쳤다. 

나이, 성별, 종을 뛰어넘는 개성 넘치는 인격체들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즐거웠다. 


사람을 들었다놨다하면서 마침내 스토리가 가진 힘으로 강한 여운을 주는게 픽사다움이 아닐까 싶다.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 라일리의 기억들은 단순한 감정을 대변하듯 구슬의 색깔이 단색이었다. 

그러나 11살에서 12살이 되면서 여러 감정이 더해지기 시작하여 구슬은 다양한 색깔을 띄게 된다. 


지금 내 구슬은 몇개의 색깔을 담고 차곡차곡 담겨지고 있을까.

하나씩 구슬을 꺼내보고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면 밀려오는 감정의 갯수를 세어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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