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재글방 = 하재영 작가님이 하는 글쓰기 모임
하재영 작가님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님이다.
언니가 추천해주어 읽은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를 읽으며 많이 공감되기도 했고,
글을 읽는 것 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다.
공간의 중요성에 대해서 희미하던 것이 눈으로 탁 트이는 느낌이었다.
문장도 참 군더더기가 없고 표현력이 좋아서
공감되는 부분을 읽을 때는 아 이런 생각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하며 감탄했다.
평소에 작가님 인스타를 팔로우하고 있다가
서로 글을 함께 평가해보는 합평 모임인 '재재글방' 1기 모집글을 보게되었다.
좋아하는 작가님에게서 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니!!
심지어 다 이런건 서울에서 열리는데 줌으로 참가라니!
아니 좋은 세상 아니오?
방구석에 앉아서 좋아하는 작가님한테 글을 보여드릴 수 있다니!!!!!!!
엄청난 기회이지만 선뜻 신청하진 못했다.
아무래도 글을 내보인다는 부끄러움과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가로 막았다.
그러다 한 자리 남았다는 스토리를 보고 놓칠까봐 식겁하며 신청했다.
작가님 인스타 👇🏻
https://www.instagram.com/pipimiko1205/
어떻게 진행되는가?
커리큘럼은 작가님 인스타에 미리 공지가 된다.
커리큘럼에 참고도서가 있는데 꼭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휴 다행🫠)
나는 책은 모두 구입해놓고 다 읽지 못한 상태에서
수업을 들었는데 크게 지장은 없었다. (휴 다행222🫠)
주제와 관련하여 참고하면 좋을 서적을 알게 되었으니 찬찬히 읽어볼 계획이다.
크게 3가지 주제의 글을 쓰고 합평을 받았다.
첫번째 주제는 '내가 이방인이라 느꼈던 경험'
두번째는 '이해할 수 없는 대상'
세번째는 '나를 지배하는 감정 혹은 내가 욕망하는 대상'에 대한 글이었다.
마지막에는 썼던 주제의 글 중 하나를 택해 수정고를 써본다.
줌을 통해 2시간 동안 밀도감 있게 진행되고
각자 돌아가면서 글에 대한 피드백을 말한다.
마지막에 작가님께서 전체 구조, 문장 단위로 좋은 점과 제안사항을 알려주신다.
중간중간 작가님이 구조, 묘사, 문체 등에 대한 이론 수업도 해주신다.
글 실력을 한 단계 올릴 수 있는 좋은 수업이다.
PPT와 수업 원고를 다 준비해오시면서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하시는 정성이 느껴져서 정말 감동이었다.
줌으로 다같이 수업을 하고, 나는 필기를 하면서 들었다.
재재글방에서 나눈 이야기는 글방 안에서만 공유하기 때문에 블러처리했다.
무엇을 배웠는가?
1. 미리미리 움직여라.
4번의 글 제출 기회가 있었는데 단 한번도 제 시간에 낸 적 없다 🤫
주제가 깊은만큼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마감 기한이 짧게 느껴졌다.
그러니 글쓰기는 늘 빨리 빨리 시작하는게 좋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정말 늦었다...!
그렇지만 늦더라도 다들 또 푸근하게 받아주시니 다행이었다.
다들 글 한 편을 낼 때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써냈다는 것에
크게 의미부여 해주시고 반겨주셔서 다들 감사했다.
2. 합평은 즐거운 팀플 같은 거구나.
합평이 처음이라 부담이 되었다.
내가 뭐라고 다른 사람이 열심히 쓴 자식 같은 글에 왈가왈부 한단 말이냐...!😶🌫️
칭찬만 해야할 것 같고 별로인 점도 말씀드리기 뭔가 불편하고,
나도 합평 받으면 난도질 당할까봐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첫 시간에는 총평 정도로 준비해갔는데
다른 분들은 좋았던 문장, 제안할 점, 궁금한 점 등 다양하게 말씀을 주셨다.
점차 나도 다른 분들이 하시는 합평 방식을 따라서 더 꼼꼼하게 글을 보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같이 이 글을 더 나아지게 만들 수 있는 팀플을 하는 느낌이었다.
좋은 이야기랑 칭찬만 하는게 아니라,
이 글이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의견을 주시니 너무 귀한 자리였다.
독자 관점에서 글이 어떻게 읽히는지 알기 어려웠는데 좋았다.
3. 더 나은 독자가 되어 작가와 친해지는 방법을 배움
책을 읽다가 생략된 부분이 나오거나 질문이 들면
예전에는 뭐야 왜 이렇게 썼어 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이번 글쓰기 모임 이후에는
'아 이 사람이 아직 이걸 쓸 시기가 아니구나. 많이 힘들었나보다.'
라고 작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생면부지이지만 세상 모든 작가에 대하여 여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가 탑재되었다.
또한, 독자로서 많은 질문을 가지고 읽는 방법도 배웠다.
질문을 하면 다음 시간에 작가님한테 바로 질문에 대한 답도 들을 수 있으니 신기한 경험이었다.
4. 묘사와 구성의 중요성
나는 글이 다소 논설문 타입이었다.
내 안의 생각을 펼쳐내는 스타일이었는데 크게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
독자는 내가 아는걸 알지 못한다.
"영화와 달리, 글은 독자를 위해서 연기자와 배경과 분위기, 냄새, 촉각 등 감각적인 요소 모든걸 문장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작가님의 이 말씀이 정말 기억에 남았다.
더 친절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글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부분을 알게 되어 좋았다.
열거하는 경우보다는 의미있는 에피소드를 세세하게 묘사하는 것이 글의 몰입감을 높인다.
도입부와 결말, 제목도 정말 어떻게 써야할지 감이 잘 안왔는데
여러 구성 방법이나 제안을 해주셔서 '이렇게 쓰면 되겠다!' 하면서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다.
5. 같이 성장하는 즐거움
하재영 작가님, 매니저님인 부엉작가님과 수강생 7명이 함께 시작했다.
줌으로 8주동안 2시간동안 진행되었다. 지역도 서울, 부산, 대전, 창원 등 다양했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좋은 사람인가?' 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빠질 정도로 다 좋은 분들이었다.
실제로 만나 본적 없어도 가장 내밀한 부분에 대하여 쓴 글을 나누다보니
내적 친밀감이 엄청 쌓이고 자기 필터를 자연스럽게 걷게 되었다.
글을 나누면 나눌수록 구체적이고 솔직한 표현이 좋고,
진정성 있는 글이 됨을 배웠다.
꼭 내 글이 아니더라도 다른 분들의 글에 대한 합평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배우는 것도 많고,
매주 글 실력이 성장하는 분들을 보면 신기하고 즐거웠다.
오늘도 다른 작가분들이 말씀하셨던
'내 삶의 다음 계절', '같이 하면 망할 수 없다',
'쓸 수 있는 사람이라는 힘을 발견한 기회'라는 좋은 표현들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메모해놓고 줍줍했다 🥹
나는 어떻게 살것인가?
마지막 글이 욕망에 관한 글이었는데
글을 쓰는 와중에도 스스로 다짐이 되어서 참 좋은 주제였다.
글방의 주제가 처음에는 숨이 턱막혔는데
참 고심하여 고른 주제이고 고민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였다.
수업 중에 에세이의 결말 대한 질문을 하재영 작가님이 말씀해주셨는데 머리에 계속 남아있다.
에세이의 결말은 대부분 나에 대한 수용, 나와의 화해로 끝나는데
그게 진짜인가? 나를 속이는거 아닌가? 있는 그대로의 결말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더 고민을 해보면서 그걸 직면하는 글을 써내려 가고 싶다.
이제 당분간 멈춰두었던 땡비 뉴스레터도 다시 써야한다.(무려 두달만 🫨)
그래도 좀 더 글쓰기가 재밌어지고
내게 정말로 의미있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꾸준히 이어나가고 싶다.
뭔가 글쓰기 어학연수 받고 돌아가는 느낌이랄까? ㅋㅋㅋㅋㅋ
완주한 나에게 칭찬 샤워를!
8주동안 글쓰기 수업을 완주하였다는 점에서도 스스로에게 칭찬 샤워를 초 ㅑ🚿
매주 화요일 2시간의 줌 수업과 4편의 글을 써내려가다니!!!!!
이로서 나는 한 뼘 더 성장하였다. 장하다 장해!!!!
글 내고 나서 불안감에 떨기도 하고
합평 때 대체 내가 방금 뭐라고 한거지? 하면서 당황했던 적도 많았다.
그럼에도 모든 과정을 거쳐서 포기하지 않고,
배운 것을 활용해보고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고 의미 있었다.
끝나서 섭섭한데 끝나서 좋기도 하다.
다음주 화요일부터 숙제와 수업이 없다니... 흫...
이것도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텅빈 화요일의 소듕함이랄까...? 🫢
당분간은 아무 일정 없는 화요일을 만끽하는 즐거움에도 풍덩 빠져 있겠됴댜.
마무리는 뉴욕타임즈 30년 경력기자가 말해주는 글 잘쓰는 법이다.(출처 BZ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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