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인 후 바로 첸겔쿄이행
숙소 오자마자 불짜로니를 먹었다.
기린이 아주 기깔나게 요리를 해주었다.
튀르키예 여행에서 라면과 짜파게티는 필수임.
모두들 새벽부터 카파도키아에서 이스탄불로 오는데
정말 너무너무너무 더워서 다 진이 빠진 상황이었는데
맛난 불짜로니를 먹으며 기운을 차렸다.
사진이 없어 그저 아쉬울 뿐 ㅠㅠㅠ
몸 컨디션이 영 아닌 연서네는 숙소에 머물고
엄빠와 우리는 첸겔쿄이를 가기로 했다.
첸겔쿄이가 어디야?
현지인들이 주로 논다는 동네다.
이스탄불은 집시도 있어서 너무 현지인들이 가는 동네에 가면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첸겔쿄이는 비교적 안전하고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하여 갔다.
이스탄불은 워낙 대도시라 사람이 좀 덜한 헐빈한 곳에 가고 싶었다.
첸겔쿄이로 어떻게 가는데?
탁심광장 인근 숙소에서 페리를 타고 가면 된다.
Kabatas에서 배차간격은 20분마다 있었다.
Kabatas > Uskudar
페리는 우리 돈으로 약 500원이었는데 엄빠는 몹시 만족해하며 좋아했다. ㅋㅋㅋㅋㅋ





배를 타고 둘러보는 유럽과 아시아 대륙
배를 타고 가면 왼쪽은 유럽, 오른쪽은 아시아 대륙이다.
그 해협에서 물놀이 하며 노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엄빠는 그야말로 노는 물이 다르다며 농담을 던졌다.
500원 페리의 행복 마냥 가격도 넘흐 저렴한데
이스탄불 주요 유적지가 배에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훑어지니 더위도 물러가고 너무 좋았다.


이스탄불도 다~ 사람사는 곳이다.
우리는 여행객이지만 현지인들은 집으로 오가는 길이었다.
유심히 살펴보며 그들의 일상을 지켜보았다.
희노애락이 느껴지는게 여기도 사람 사는 똑같은 곳이구나 싶었다.
나는 기억에도 남지 않는 이 청년이 아버지 카메라에는 남아있었다.
어디든 힘들고 외로운 영혼이 있으면
아버지 카메라에는 담긴다.




우리는 관광객 모드라오
배가 양옆으로 탁 트여 바람이 쉼없이 불었다.
시원해지니 살만했다.
배에서 이리저리 앉으며 사진을 찍었다.
아버지는 강한 광선이 머리카락에 부서지는 역광에 열광하며
"좋아요"를 연신 외치며 가족 사진을 찍어주셨다.


아름다웠던 첸겔쿄이역
첸겔쿄이역이 정말 아름다웠다.
우리나라로 치면 동네 작은 기차역만이 가진 고유한 분위기가 있달까?
나중에 다시 배 탈 때 역을 배경으로 사진 찍어야지 했는데 못 찍었다.
역시 여행 중에는 사진 찍어야지 하면 그냥 그 때 바로 찍어야 됨 ㅠㅠ


무슨 꽃터널 같은 곳이 첸겔쿄이역 바로 앞에 있었다.
그늘에 들어가면 살것 같기에 여기 들어가면 시원한데
나오면 불지옥 + 무더위 폭주였다.
엄마도 첸겔쿄이역이 예쁜지 한참을 바라보았다.


동네는 크게 볼건 없었다.
그저 소소하게 가게 입구에 푹 늘어져 있는 고양이와 대형견.
동네 가득 자욱한 담배 냄새.
가게 쇼케이스 뒤로 보이는 홍합밥과 여러 먹거리들이 볼거리였다.
첸겔쿄이 정보가 몇 없어서 블로거들의 글을 많이 보고 갔더니
어 여기 그 블로거가 갔던 곳이다 할 정도였다. ㅋㅋㅋㅋ
(블로거가 거의 친구임 ㅋㅋㅋㅋㅋ)
동네를 좀 돌아보다가 더위가 또 차올라서 카페에 가기로 했다.
첸겔쿄이 해변 카페 EMIRGAN SUTIS



튀르키예 사람들은 정말 담배를 많이 핀다.
옆 테이블에 담배, 또 다른 테이블에는 시가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잘 만나기 힘든 시가라
계쏙 눈길이 갔다. ㅋㅋㅋㅋㅋ

야외 카페를 갔다. 정말 더웠다.
그래도 튀르키예를 왔는데 튀르키예식 커피는 마셔봐야지 하며 주문했다.
좋은 입지와 분위기에 비해 커피도 3000원대 정도 했다.
우리나라보다 더 물가가 저렴했다!
튀르키예식 커피와 밀크쉐이크,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맙소사.
뜨거운 차의 민족인 튀르키예에서는
밀크쉐이크가 미지근하였다...!
튀르키예식 커피, 친해지는데 시간 좀 걸림

터키식 커피도 굉장히 쓴 거품,
중간에 진한 커피,
밑에는 가루가 덩어리로 있는 필터 없는 에스프레소 같았다.
나는 커알못이라 사실 마시기 좀 힘들었다. ㅋㅋㅋㅋ
같이 주는 쵸콜렛이 다 이유가 있던 것이다!
엄마와 아버지와 연서네, 언니 이야기를 마이 하며 시간을 보내었다.
심각한 이야기를 하다가 또 웃어 넘기며 빵빵 터졌다.
엄마와 아버지는 이야기하는 와중에도 튀르키예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엄마는 여기 사람들이 다 순해보인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다들 눈을 또랑또랑하게 뜨고서 바쁘게 살아가는데
이 친구들한테는 뭔가 여유와 순함이 느껴진다고 했따 ㅋㅋㅋㅋ
대뜸 아버지가 내 폰으로 사진을 찍어주셨는데
진짜 찐 웃음이 담겨서 박제시킴 ㅋㅋㅋㅋㅋ
편해서 강냉이 만개한 표정 나와벌임

아름다운 첸겔쿄이역 안녕!
배차 간격이 길어 시간을 보다가
배시간에 맞춰 첸겔쿄이 역으로 돌아왔다.
빛이 비치는 첸겔쿄이역 정말 아름다웠다.



다시 올라탄 배에서는 열띤 취재열기가 이어졌다.
아버지와 나의 뮤즈 엄마를 실컷 찍었다.
바다에 부서지는 윤슬과 큰 다리를 배경으로 계쏙 달리는 배들이 아름다웠다.






뭘 하다가 이렇게 활짝 웃은건지 모르겠지만
몹시 마음에 드는 사진 2222

누군가에게는 아시아와 유럽을 가로지르는 바다.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자원이 오가는 무역의 바다.
누군가에게는 집으로 가는 설레는 출퇴근길
누군가에게는 평생 갈 여행의 어느 순간이었던 바다였다.



따숩고 여유로웠던 첸겔쿄이
여행 중에는 그냥 평범한 동네였다.
굳이 막 시간을 내서 갈 것까지도 아닌.
그러나여행 끝나고 돌아보니 손꼽히는 평화롭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가족들 다 같이 안 싸우고 평화롭게 지낼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여러 부분에서 아쉬움도 많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다 같이 튀르키예에서 추억을 쌓았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여행이었다.
이제 튀르키예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향해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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