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북페어 관람 후기

기대하고 기대하던 마우스 북페어를 드디어 갔다. 후원사나 지원사업 없이 동네책방 운영자들과 창작자들이 사비와 시간을 갈아넣어 만든 페어라고 한다.

부산에는 마땅한 북페어가 없어 서울이 부러웠다. 서울에 살 때는 한강진 블루스퀘어에서 열렸던 독립출판 페어나 베어카페에서 열린 북페어를 가곤 했다. 아쉬운 마음에 부산으로 내려와 회사에 북페어를 만들자고 제안해봤지만 당시 임원이 “아이고 돈 없다 돈없어. 누굴 데려올 수 있겠니”라며 까길래 입을 싹 닫았던게 떠오른다.

독서 행사 불모지 부산에서 멋진 북페어가 생겨서 정말 기쁘다! 행사 구석구석 재밌는 요소가 많았다. 작가님들이 쓴 귀여운 생쥐 머리띠의 디테일함이나 스탬프 투어 등 너무 귀여워서 소리 지르게 했다.

사람이 정말 많아서 정신 차릴 수가 없었다. 그림책, 에세이, 소설 등 장르도 다양하고, 외국 작가님들도 꽤 있었다. 사려고 눈여겨보던 책들도 있고 몰랐던 흥미로운 주제의 책들도 많았다.

저자들이 직접 기획 의도를 설명해주셔서 신기한 경험이었다.  작품 간 발전 단계도 묘하게 보이고 다들 참 창의적으로 자기를 잘 표현한 것 처럼 보였다.

생업을 하면서 행사 준비에 이런 디테일함이라니… 정말 압도되었다…!

무료나눔 공간에는 에세이 북과 동네서점 지도, 책갈피 등이 있었다.

팀 단위로 참석하신 분도 많고 한 작가님이 여러책을 들고 온 경우까지 다양했다. 정말로 처음 책을 써서 나온 분들도 많았다.

어떻게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는지 과정도 전시되었다. 행사에 진정성을 잘 녹여서 얼마나 고생했을지 뭉클하였다.

디자인 요소도 너무 귀엽게 잘 뽑혀서 눈이 편하고 즐거웠다.

책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많은 가능성을 펼쳐라는 메시지가 곳곳에 있어서 설레었다.

너무 귀여워서 시강했던 파김치 작가님의 일기장! 파김치의 푹 기죽음이 너무 사랑스럽게 잘 표현되어 있었다. 어떻게 저런 각도로 저런 하찮으면서도 소듕한 느낌을 주는지 >_<

조카 선물로 어린이 책과 독립서점 관련된 책을 샀다. 독립서점 책은 가기 전부터 사야지 하고 마음 먹고 갔다. 찬찬히 잘 읽어봐야겠다.

구매금액이 1만원 이상이면 압착식 엽서를 만들 기회도 주셨다. 참 다양한 책 콘텐츠에 체험과 굿즈까지 주최하시는 분들 고생이 많았을 것 같았다.

내년에 나가려고 목표를 잡고 가서 보니 책이 눈에 띄기가 정말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나 개성 넘치고 다양한 독립 출판의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그리고 스티커 나눠주시고 이벤트 하시는 부스 작가님들을 많이 만나니 좋았는데 기도 쭉쭉 빨렸다. 페어에 나갈 수 있을까…! 나가고 싶으면서도 이 두려움…!

첫 회 마우스 북페어는 너무나 성공적이었고 부산 독립 출판계를 대표하는 축제로 쭉쭉 성장하면 좋겠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