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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씨앗/매일을 기록

모두가 내 맘 같을 순 없지(무임 승차자 vs 좋은 팀원)

by 그네* 2024.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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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에 대한 애정도가 다를 때 슬퍼

최근에 두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날 🤯빡침과 슬픔에 차게한 첫번째 프로젝트는 처음으로 내가 팀원 중 가장 선배인 상황이었다. 

난 내가 열심히 하면 팀원들도 같이 열심히 할줄 알았다. 

일해보기 전에 후배 직원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으르신들보다는 더 합리적이고 책임감 있을거라 막연히 기대했다. 

같이 일해보니 진리의 사바사다. 

이 프로젝트가 소중한만큼 정말 열심히 했다.

다른 팀원들이 개인 사정으로 빠지는 와중에도 난 단 한번도 조모임에 빠지지 않고 후회없이 열심히 했다. 

정말 이 프로젝트가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열심히 해서 피티도 만들고 발표도 했다.

난 내 몫이 프로젝트에 선정되는 것이라 생각했고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후에 결과보고서 부분은 부담도 덜하니 좀 기여를 못한 사람들이 나눠서 해주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입금전후 다르다고...! 오히려 결과보고 부분에 더 성의없이 피피티를 보내왔다. 그런데 최선을 다했다고 해서 놀라웠다. 

한편으론 '누군가 이것을 정리하겠지'하며 보내왔을테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내가 되었다. 여기까지도 그냥 좋은게 좋은거지 하며 참았다. 

그런데 발표자를 '사다리 타기'로 정하자고?

말이 나왔을 때는 그냥 대학교 조모임 때 눈치게임 생각난다며 웃어 넘기고 돌아섰는데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라데이션으로 화가나고 섭섭하고 서운했다. 

같이 많이 기여 못 했으면 미안해서라도 '제가 할게요.'라는 말이 나올줄 알았다.

이 프로젝트가 정말 소중하고, 자신에게 중요한 무언가가 걸려있었다면 '사다리 타기'로 발표자를 정하자고 했을까?

나는 내가 열심히 잘 해온 이 프로젝트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발표자를 뽑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프로젝트가 잘 끝날 수 있게 후회 없는 기억으로 남는게 내 목표다. 

그런데 다른 팀원들은 일단 선정되어서 갔다왔으면 됐지에 의의를 두는 듯하다. 대충하자라는 마인드다. 

서로가 정의하는 프로젝트의 끝도, 애정도 다르다.

 

근데 그 애정이 다르다는걸, 그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데. 사람마다 기준은 제각각이기에 그걸 비난할수 없다. 

그냥 그 정도의 그릇, 그 정도의 책임감, 그 정도의 사람이라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인간사회임을 오늘도 빡침과 함께 되새긴다. 

스스로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음

다른 팀처럼 '막내 너가 발표해. 밥 사줄게' 하는 식으로 팀원들을 등떠밀고 싶진 않다.  

발표자를 사다리 타기로 정했다는 사실이 훗날 이 프로젝트의 끝을 되돌아 봤을 때 내 스스로에게 부끄러울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내가 발표하려고 한다.

'안하겠다고. 나만 아니면 되지' 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에게 발표를 맡겨서 좋은 결과가 나올리가 없다. 

 

그리고 서로의 감정이 상할까봐 걱정되지만 이 섭섭함을 팀원들에게 용기내서 말하려고 한다. 

이 말을 한다고 해서 갑자기 팀원들의 행동이 변할거란 기대는 없다. 

반대로 섭섭하다는 말에 '뭘 이 프로젝트를 이렇게까지 해?'라며 거슬려하고 욕먹을수도 있다. 

근데 앞으로 닥칠 나의 수많은 팀플레이에서 더 잘해내기 위해서 내 안의 부정적 감정을 참지않고 말하는 연습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팀원들은 좋은 사람들이니까 충분히 이런 섭섭함을 잘 이해해주리라 생각한다. 아니면 어쩔수 없찌 🤪

참다가는 개빡쳐서 이상한 식으로 비꼬며 나올거 같아서 건강하게 풀어보는 연습을 하려고 한다. 

반면에 새로온 팀원의 프로젝트 애정도가 기대 이상이라 행복했다

다른 프로젝트는 디자이너님과 협업을 해서 진행하는 건인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예쁘게 나왔다. 

디자이너님이 4월에 막 합류를 해서 정말 바쁘게 돌아가는 와중이라 최대한 일을 덜어드리려 노력했다. 

대충 나와도 어쩔수 없다 생각하고 만들어주신 한 개 시안을 어떻게 하면 여러 군데로 돌려막을수 있을지 이야기했다. 

 

그런데 디자이너님께서 가라사대

"아니에요. 일러스트 새로 만들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업무에요. 이걸 할 때 즐거워요"

 

너무 감동적이었다. 관련된 다른 프로젝트의 새로운 시안을 잡을 때도 따로 요청하지 않은 영역까지 예술혼을 불태우셨다.

흔하디 흔한 QR코드도 검정색으로 그냥 박으면 편할텐데 요리조리 디자인적 요소를 얹어서 만들어주셨다. 

정말 바쁜 가운데에도 한 땀 한 땀 같이 고민하면서 잘 만들어주시고 너무 고마웠다. 

역시 좋은 팀원이 최고의 복지

같이 일하는 사람이 프로젝트에 애정도가 있을 때는 내가 뭘 노력하지 않아도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온다. 

따로 팀원을 동기부여할 필요도 없고, '아 어서 이거 빨리 공개하고 싶다.'라는 동력으로 나도 동기부여가 된다. 

책 Good to Great에서도 역사가 긴 기업의 공통점은 좋은 사람들만 남겨두도록 회사 구조가 잡혔다는 것이다. 

이렇게나 사람이 중요함을 또 배운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 사람에게 치유받아

이 나의 개빡침을 기린에게 쏟아내며 서로 회사에서의 고충을 이야기했다.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회사에서 존멋 캐릭과 진상 캐릭을 번갈아가며 이야기했다. 

기린은 발표에 대한 부담감이 엄청 큰 타입이라 나의 빡침 스토리에서 나름대로 균형잡힌 시각으로 이야기해줘서 좋았다. 

내 세계에 갇혀서 너무 안좋게만 보이니 극딜 박을 기세까지 가다가

'사람마다 느끼는 프로젝트 애정도나 발표에 대한 부담감이 다르니 어쩔수 없다. 발표가 힘들어서 나였어도 그랬을것 같다'는 기린의 말들에 좀 그들을 이해할 기회가 되기도 했다. 

부정적인 면을 쏟아내니 기린이 팀원들에게 참지말고 힘든것도 이야기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할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부정적 감정을 듣는걸 힘들어하는 기린인데 들어줘서 고맙고, 서로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 후련하고 기분이 훨씬 나아졌다. 

 

기린네 협력회사에도 중요 기술을 국내화하기 위해서 영감님들이 다 반대하는데도 

본인의 시간과 열정을 더 부어서 국내기업들이 해외처럼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일을 벌리는 존멋 여성님이 계신다. 

진짜 사명감 터지는 사람이라고 그녀가 나중에 당당하게 결과물을 가져갈 수 있도록 기린도 같이 열심히 일하게 된다고 했다.  

대의를 보고 힘들지만 함께 애정을 갖고 일하는 기린도 존멋 👏

 

그래. 세상에는 진짜 자기것만 챙기고 다른 사람에게 기생하려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묵묵히 나아가는 배울점 많은 사람도 있다. 

 

열심히 하는게 죄는 아니좌나~

난 내가 시간과 노력을 붓는다면 이왕 하는김에 잘해내고 싶다.

반면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대충해 ~ 그래 그럴수도 있지. 어쩌겠냐.

 

그리고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는 빌런일 수 있기에 내 생각이 맞다고만 하는 건 어느정도 경계해야한다. 

존멋 여성님과 같이 어디서든 묵묵히 내 몫을 열심히 하면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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