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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국 오스틴 SXSW 2024

SXSW 자원봉사 Central Stage Crew 후기

by 그네* 2024.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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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체가 공연장

내가 SXSW를 가기 전에는 우리나라의 락페를 생각했다. 

잔디밭에 큰 메인 공연장이 있고 그 일대에서 부스를 운영하거나 정돈하는 스태프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SXSW는 오스틴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그 일대 전체가 공연장이다. 

뮤직페스티벌은 우리나라로 치면 홍대입구 역 인근 합정, 상수역까지 계속 음악공연장이 있고 그 모든 곳에서 공연이 일어난다. 

메인 행사장도 우리가 흔히 아는 잔디밭 공연장도 있다. 

 

그러나 정말 도시 전체가 행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도로통제를 해두고 차없는 거리로 하여 모든 도시가 음악이 울려퍼지고 쉴새 없이 쇼케이스가 이루어진다.

 

갓기 신인들을 코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

나는 작은 음악 공연장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 

전체 인원 서른 명 정도 들어가면 꽉찰 정도로 작은 바였다. 

바에서 8시부터 새벽 한시까지 한시간 마다 공연이 있었다. 

공연 20분전에 밴드들이 세팅할 수 있도록 악기를 옮기거나 도와주는 간단한 일이었다. 

관계자들만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작게 있었는데 그곳에 악기를 두고 누가 훔쳐가지 않는지 장비를 보관하는 일도 도맡았다.

이 외 시간에는 자유롭게 다른 공연장에도 가서 볼 수 있게 해줘서 좋았다. 

 

내가 근무했던 날에는 호주 출신 뮤지션이 정말 많이 왔었다. 

나는 잘 모르는 가수였지만 인스타에서 찾아보니 백만 팔로워를 거느린 아티스트들도 있어서 놀라웠다. 

쌩 라이브로 음악이 진행되는데 심장이 광광 울릴 정도로 음악을 들으니 너무 좋았다.

그러나 나의 귀는 소중하기 때문에 크류 매니저에게 말하면 엄청난 성능의 귀마개를 받을 수 있다. 

 

한 호주 가수가 미발매 신곡을 들려줬는데 24/7이란 곡이 귀에 콕 박혔다. 4/15에 발매된다고 하는데 나오면 들어보려고 한다. 

공연이 끝나면 각 아티스트들과 셀카도 찍을 수 있고 대화도 할 수 있다. 

제발 유명해져라 코인 풀매수의 마음으로 응원하게 되었다. ㅋㅋㅋㅋ

다른 아티스트가 와서 블랙 브리트니라는 곡도 불렀는데 흑인으로서의 자부심과 탄탄한 실력이 놀라웠다. 

 

보통 8시가 제일 인기 있고 뒤로 갈수록 사람이 덜하겠거니 했는데 오히려 11시나 12시가 피크타임이라 놀라웠다. 

인원이 너무 많이 들어오면 한 명이 나가야 한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다. 

인원이 다 찬 경우에는 자원봉사자도 예외없이 밖에 나갔다가 들어올 때 대기를 해야한다. 

 

행사에 대한 애정 멋지네

 

크류 매니저 가방에 SXSW 2017이라고 되어 있어서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음악 쪽 일을 하는거냐고 물었는데 전혀 관련 없고 그냥 재밌어서 10년 넘게 참여해오고 있다고 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밴드를 검정치마라고 해서 정말 놀랐다. 글렌체크도 알고 해서 나중에 내 최애 밴드인 나상현씨 밴드도 추천해줬다. 한국 친구도 여럿 있다고 하면서 안녕하세요! 하고 했다. 

 

여담인데, 생각보다 미국 사람들이 일본은 와봐도 한국은 안 와본 사람들이 많았다. 크류 매니저가 일본 도쿄는 여러번 가봤는데 왜 서울을 가봐야 하냐고 내게 물었다. 나는 궁이 도시 중심에 있고, 현대적인 도시도 있어서 과거와 현재를 다 느낄 수 있으며, 한강이 있어서 자연도 느낄수 있어 좋다. 라고 했는데 도쿄 전문가인 매니저가 도쿄 중심에 궁도 있고 공원은 더 많다고 하여서 짜게 식었다... 왜 한국을 굳이 와야 하냐 할 때 답하지 못해서 아쉽고 좀 부끄럽고 분했다.. ㅂㄷㅂㄷ

 

편견없는 사람들

중간에 회사 본부장님이 우리 일하는 곳에 방문하셨는데 어찌나 크류 매니저가 편견이 없는지 ㅋㅋㅋㅋ 본부장님을 보고 친구냐고 묻길래 "Noooo. My boss!!!"라고 했다. ㅋㅋㅋㅋ 하도 자원봉사자들 중에 정말 백발의 어르신들도 많아서 나이나 성별, 인종에 상관없이 다 친구관계로 두어서 편견이 없는듯했다. ㅋㅋㅋㅋㅋ 자원봉사 하면 보통 20대 초반 대학생들이 많을거라 생각했는데 평균 연령대를 계산하기에도 애매할 정도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 있었다. 내가 일하는 곳은 대부분 또래 같아 보였는데 다른 동료들이 일하는 곳에는 정말 백발의 어르신과 중국에서 온 봉사자도 있고 참여자들의 성격이 참 다양했다. 

 

행사의 슬로건이 KEEP AUSTIN WEIRD인 것처럼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멋진 행사를 열정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좀 이상하고 괴짜스럽더라도 뭐 어때 하는 마인드가 행사 전체에 뿌리깊게 박혀있었다.  자유롭게 개방된 사고를 하다보니 이렇게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힘든 세계 최대의 콘텐츠 축제를 만들 수 있었던걸까? 마음껏 부러워하다가 돌아왔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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