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운대 쪽에서 일하고 있고 신랑은 창원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는 연애 할 때도 주말에만 봤다. 그래서 주말 부부도 사실 고민했다. 그렇지만 신혼 초기부터 떨어져 있을거면 연애를 계속해도 무방했다. 더 오래 자주 보고 싶고 더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에 결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같이 매일매일 볼 수 있는 곳을 고려했다.
신랑의 본가는 서부산 끝이고 나는 동부산 끝이다. 내 본가에서 신랑 동네 가려면 빨간 버스 타고 1시간 30분은 가야했다. 다행히 신랑에게 차가 있어 우리의 연애는 순탄할 수 있었다. 나는 뚜벅이었는데 그래도 채무감(!)이 생겨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창원을 가거나 서부산에서도 데이트를 하려고 노력했다. (코로나19 터지면서 다소 빈도가 많이 줄어 신랑에게 미안했다 ㅠㅠ)
우리가 집을 고를 때 무엇보다 고민했던 건 거리였다.
1. 직장에서의 거리 및 소요시간
2. 예산(어차피 핵비싼곳, 짱비싼곳, 개비싼곳 뿐이니까......)
출퇴근 시간대 얼마나 막히는지 거리와 시간을 아는것이 중요해서 매일 아침 7시/7시30분에 네비게이션을 켜고 회사까지 쳐봤다. 퇴근시 6시 6시30분 7시 7시 30분 요렇게 쳐봤다. 매일매일 캡쳐해서 서로 보내주고 '오 겁내 막히네. 오 여기는 할만하네'라며 서로 공유하며 위치를 골라보았다. 운전에 능숙한 신랑이 감당 가능한 곳을 위주로 찾아보았다.
우리의 후보지를 비교해보면 대충 아래와 같다.
후보지 |
신랑 직장 출퇴근 소요시간 |
내 직장 출퇴근 소요시간 |
장점 |
단점 |
명지 |
55분(50km) |
45분(31km) |
- 신랑 최단 노선 및 본가 근처 |
- 대중교통 노답, 초보운전자인 신부에게 출퇴근 가시밭길 |
일광 |
1시간 10분(75km) |
25분(22km) |
- 시간 커버 가능 |
- 압박스런 km수, 주유비, 오지 |
장산 |
1시간 30분(88km) |
20분(6km) |
- 신부 최단노선 및 본가 근처 |
- 신랑 객사 예정 |
대연 |
1시간 20분(65km) |
15분(7km) |
- 살기 좋은 동네 |
- 집값 미쳤음 |
문현 |
1시간 15분(53km) |
30분(11km) |
- 동서고가 진입 최고 유리 |
- 매물이 잘 없음 |
처음에는 대연을 봤다가 집값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나는 장산도 욕심냈지만 신랑이 너무 힘들것 같아 포기했다. 그도 명지를 드밀어 봤지만 나의 운전실력과 대중교통 시스템으로는 너무 가시밭길이었다. 일광이 시간이 괜찮아 거의 기울었다가 막판에 시아버지께서 문현을 추천해주셨다. 일광-창원 거리가 너무 멀고 고속도로라 걱정된다하셨기 때문이다.
장거리 커플을 위한 신혼집 구하기 꿀팁
1. 딱 중간 지점? 둘 다 힘들바에야 한 명에게 몰아주자
중간지점으로 해서 둘다 어느정도 수용 가능한 출퇴근 피로도라면 상관없다. 그러나 둘다 피곤하더라도 중간지점을 고집하면, 집에 와서 해야할 식사 준비, 청소 등 가사노동이 서로의 짜증을 솟구치게 할 수 있다. 한 명이라도 빨리 퇴근하여 집에서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는게 낫다.
2. 육아 예정이신 분들은 육아 가능한 위치로 애초에 잡자
집 한 번 터를 잡으면 위치 옮기기가 쉽지 않다. 내 마음에 드는 집이, 딱 맞는 시기에, 전세든 매물이든 예산안에 들어오는 운이 따라준다면 모를까..! 신혼 후 빠른 시일 내 아이를 가지실 분들은 양가 중 아이를 봐주실 수 있는 근처로 가시길 추천한다. 굳이 양가의 도움이 필요 없다면 주양육자가 멘탈을 추스릴수 있는 방법(예. 친구의 방문 용이, 주양육자가 스트레스를 풀던 공원 등이 위치)이 많은 곳으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 외딴 섬 오지 같은 곳에 가서 적응하고 아기 키우려면 산후우울증이 서로에게 찾아올지도 ㅠㅠ
우리의 신혼집 위치는 문현이 되었다.
일광은 아직 시 외곽이라 오지(!) 같은 느낌이 있다. 반면 문현은 서부산 동부산 중간에 위치하여 어디를 가기에도 위치가 좋았다. 우리는 8월 부동산 규제가 시행되기 직전에 집을 구하는 중이었다. 원래 일광 전세를 알아봤는데 전세 매물이 잘 없었고 문현은 더더욱이 없었다. 보태보태병에 걸려버린 우리는 대출을 땡겨 자가 구입으로 방향을 틀어 문현에서 집을 본 다음 지금의 집을 골랐다.
문현 생활 약 6개월 차가 다 되어가는 지금 되돌아보면 정말 문현을 선택하길 잘한것 같다. 신랑이 금요일 퇴근할 때 거의 2시간 걸리는 것만 빼면....ㅠㅠ 내 직장에서도 가깝고 서로 본가도 적당히 가깝고 시내 중심가 어디가기에도 부담되지 않는 위치다. 우리집도 오래된 아파트지만 다행히 운좋게 애정 가득하게 리모델링하시고 깔끔하게 잘 쓰시다간 전주인님 덕분에 우리도 조금 고쳐서 들어왔는데 아주 깨끗한 집에서 잘 출발했다!! 채광도 잘 들어오고 동네도 시끄럽지 않고 부동산 대란 중에 문현에 좋은 집에 터 잡게 해주신 시아버지께 감사드린다 흫흫
다만 아쉬운 점은 집 주변 공원이 없고 산책갈만한 곳이 없다. 동네가 철거, 재개발할 예정이라 다소 흉흉한 느낌이 있다 ^_ㅠㅠㅠㅠ 그래도 나는 이 동네가 좋다. 우리 아버지가 어릴 적에 문현에서 할머니와 사셨다고 했다. 엄청 시간이 멈춘것 같은 집앞 시장에 같이 가 골동품도 보고 한적이 있다. 그 때 이후로 이 동네를 걷다보면 어릴적 아버지가 여길 지나셨을까 하며 상상해보기도 하고 겹쳐보이기도 한다. 나도 이 곳에서 열심히 살아서 더 나은 오늘과 내일을 위해 행복하게 살아야지 라며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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