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혼 3주년을 기념하며
벌써 결혼 3주년이라니 믿기지가 않는다. 동시에 한 5년은 된 편안함인데 아직 3년 밖에 안되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결혼 기념일에는 서로를 위해 손편지를 쓰고 웨딩 때 맞추었던 옷을 입고 사진을 찍는다. 가을 끝자락에 결혼해서 단풍이 증발하기 전에 급히 가 찍으려 애쓴다. 웨딩 준비 때 산 옷이라 매년 입을 때마다 긴장된다. 지퍼가 안 올라갈까봐...! 앉으면 벨트가 조여오지만 다행히(!) 올해는 그래도 들어갔다.
원래 화명 수목원에서 찍으려 했는데 4시에 갔더니 문이 닫혀있었다. 이 무슨 일인가 싶었더니 11월에는 4시까지만 관람 가능한 것이 아닌가...! 아무도 미리 알아보지 않은 우리는 파워 P커플!!! ㅋㅋㅋㅋㅋ 그래서 가던길에 봤던 화명 어딘가(?)의 단풍이 아름다워서 삼락을 가려던 길에 내려서 즉흥적으로 찍었다. 이 와중에 내가 삼각대와 카메라를 연결하는 젠더를 두고 와서 표지판 위에다 카메라를 두고 찍었다. 짜증낼까봐 둘다 조마조마하긴 했지만 '조졌네!'하며 웃으면서 잘 넘겼다. ㅋㅋㅋㅋ 너무 추워서 급히 사진을 찍고 건졌다! 하고 차를 탔다.
광안리에 있는 기장대게할인마트라는 곳을 갔는데 재방문은 하지 않을듯하다. ^0^ 기장에 대게를 먹으러갈까 하다가 기린이 더 가까운 광안리에 리뷰가 괜찮은 곳이 있다고 해서 갔다. 랍스터와 대게가 같이 있는 세트를 먹었는데 랍스터가 너무 질기고 대게가 뭔가 빈약했다. 밑반찬들은 잘 나왔는데 여러모로 아쉬움이 컸다. 물론 대게 자체가 맛있어서 남김없이 냠냠 먹었다. 그러나 게딱지 비빔밥도 내장에 비해 밥을 너무 많이 넣어서 맛이 별로인게 아니라 정말 맛이 사라진, 없는 상태였다. 대게라면과 된장찌개는 맛있었지만 좀 평이하기도 했다. (기린도 나와서 미안하다고 함 ^_ㅠ) 전에 가서 먹은 구룡포 대게 직판장이 훨 맛있었다고 서로 그리워했다.
결혼 3주년을 기념하여 그간 결혼기념일마다 찍은 사진을 인화했다. 집 입구에 사진을 붙여두었다. 추억은 눈앞에 보이는 곳에 두어야 한다. 그 추억을 까먹지 않고 행복이 얼마나 곳곳에 있는지를 알리기 위해서다. 기린의 편지도 너무 감동이었다. 내가 집 곳곳에 양말이나 옷을 허물같이 벗어둔 흔적만 봐도 웃음이 난다고 써두었다. 누군가에게는 싸움의 씨앗인데...! 이것은 찐사랑 아닌가...! 웃는 기린의 모습이 눈에 선할 정도로 잘 묘사해서 감동이 더 물밀듯이 밀려왔다.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해주고 진심을 다해 노력해주는 배우자를 만나 감사하다. 가족이 되면 '편한 사이'를 '노력해도 되지 않는 사이'라고 왜곡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니 오히려 더 노력하고 더 잘해줘야된다고 생각한다. 이 마음 변치 않도록 열심히 배우자와 함께 예쁘게 늙어가리다!
2. 언니와의 데이뚜
언니랑 데이뚜를 했다. 제주도에서 사온 블라인드북과 책 몇 권을 나누었다. 서로 입지 않는 옷도 나눔했다. ㅋㅋㅋ 더소가 라는 브런치 집에 도착하여서 사진도 찍어주고 그간 근황을 업뎃했다. 자매님의 폭풍 같았던 올해가 점점 소강상태로 접어들어 다행이었다. 언니는 원래 이맘 때쯤 일이 고달파 늘 아팠는데, 일이 없는 휴직기간인데도 이 시기가 되니 몸이 고되다고 하였다. '그냥 난 원래 이런건가' 하는 언니에게 긴장 상태였다가 힘이 빠져서 그런거 아닐까라고 했다. 어찌되든 언니가 이 냉전을 끝내고 후회없이 할 말을 다 했다고 해서 진심으로 기뻤다. 그리고 언니가 점차 언니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나아가고 있는듯 하다. 원하는걸 말하지 않고 상대는 알 수 없다. 상대가 척하고 알아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언니와 읽었던 책부터 여행 이야기, 나의 고민을 다 털어놓고 보니 정말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오늘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듬뿍 보냈다. 정말 행복하다.
제주 책방 소리소문에서 사온 블라인드북을 증정했는데 언니도 엄청 길길 거리면서 까보더니 만족해했다. 언니가 추천해준 '숲속의 자본주의자'도 요즘 날 행복하게한다. 언니가 추천해주는 책들은 찰떡같이 재밌다. 나는 책을 잘 모르지만 언니에게 책선물을 한게 맘에 든다고 하니 기뻤다. 언니가 키워드가 맘에 들어 책 내지에 붙여둔다고 했다. 언니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책이 되면 좋겠다.
카페로 오가는 운전을 할 때 내가 초보라 길이 너무 좁고 불법 주차가 많아 덜덜 떨며 운전했다. 옆에 있던 언니도 자기가 운전할 때보다 더 긴장된다고 했다. 서로 낄낄 거리며 길을 나아갔는데 오늘 나의 운전 실력이 한 발자국 나아간 소중한 경험이었다. ㅋㅋㅋㅋㅋ
3. 달맞이 브런치 카페 더 소가 메뉴 후기
시그니처인 밀크티와 콥샐러드, 에그 사과 치아바타를 주문해서 먹었다. 너무 맛있었다...! 브런치가 실하면서도 조용하고 좋은 분위기의 카페를 찾기 힘든데 제대로 찾아온 느낌이었다. 또 방문해서 다른 메뉴도 먹어봐야지!
너무 예쁜게 많아서 들어가자마자 1층을 수루룩 둘러보고 올라갔다. 입구에 테라리움과 식물 관련해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또 다양한 차와 선물 세트, 소소한 소품류가 판매되고 있어서 타지에서 온 친구와 와도 좋을듯 하다.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잡았는데 카페가 원하는 풍이 킨포크 느낌이다. 속닥속닥하게 모여서 이야기하고 놀기에 편하면서도 인테리어가 밝고 푸릇푸릇하다.
카페 내부도 넓고 채광이 워낙 좋아서 혼자 와서 책읽는 분도 많았다. 우리 같이 일행과 함께 와서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도 꽤 되었다. 친구들이랑 전에 와서 보드게임을 했던게 기억이 났다. 카페가 전반적으로 좀 따뜻한 분위기다.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잡은 곳인데 워낙 좋은 기억으로 남고 메뉴도 맛있어서 또 가고 싶다. 다음에 친구들이랑 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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