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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콘텐츠/오늘의 영상&음악

영화 괴물 스포 듬뿍 리뷰(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by 그네* 2024.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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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게 된 계기

자매님이 꼭 보고 오라고 했다. 무엇보다 아무 정보 없이 가야한다고 하여 정말 검색조차 하지 않고 갔다. 덤으로 웃자면, 자매님은 검색만 하고 갔는데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아래와 같이 송강호가 나오는데 그래서 출연진에 송강호가 있는 줄 알았다고 한다. ㅋㅋㅋㅋㅋ 영화보면서 왜 송강호 언제 나오는데 하면 봤다는 ㅋㅋㅋㅋㅋ

 

영화 줄거리

영화는 3장으로 구성되어 먼저 싱글맘 사오리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2장은 호리 선생님. 3장은 사오리의 아들 미나토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사오리는 아들 미나토가 점점 이상한 행동을 보여 학교를 찾아갔더니 가혹행위가 있었음을 감지하고 이를 밝혀나간다. 그 중심에 호리 선생님이 있었음을 알고 학교에 사과를 요구하지만 학교는 행정적 절차를 진행하는 정도로만 영혼 없이 다들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여기부터 스포주의)

 

호리 선생님은 학교에서 대놓고 오타쿠라고 괄시 받는 평판이 좋지 않은 선생님이다. 그러나 어쩌면 아이들이 가장 믿는 좋은 선생님이었음이 2부에서 밝혀진다. 3부까지 보고나면 괴물 찾기에 급급하던 내가 제일 괴물이었구나 라는 충격적인 여운을 가지게 한다. 얼마나 보이는것에 의존하여 넘겨짚기하며 사건과 상대를 평가하는지, 진실은 무엇인지 내가 알고 있던 것에 대해 흔들리게 한다. 그리고 내가 그것을 판단할 권리가 있는가 까지 생각할 거리가 마구마구 쏟아진다. 

 

영화 인물에 대하여 

모두가 가해자이자 피해자로서의 양면성을 지녔다.

사오리

아들 미나토를 극진히 살피며 열심히 사는 좋은 엄마다. 그러나 미나토의 마음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부드럽고 좋은 의도에서 하는 말이지만 미나토에게 다소 폭력적인 사회 틀에 가두려고 한다. 미나토가 자라서 아빠 같이 가족을 꾸릴 때까지 너를 열심히 키워야 한다는 주문을 외우며 사는 사람이다. 남편이 불륜을 저질러 교통사고가 나서 세상을 떠났음에도 이를 회피하고 미나토에게 아빠처럼을 강요한다. 아빠처럼 정상 가족을 꾸리는 것이 행복이라고 주입한다. 

 

호리 선생님

호리 선생님 역시 아이들의 마음을 잘 살피는 좋은 사람이지만 평판이 좋지 않다. 걸스바에 다닌다는 소문이 돌고, 동료가 오타쿠라고 정색하며 놀릴 정도다. 책에서의 오타를 찾아 출판사에 보내는 남들이 보기에는 쓸데 없는 취미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취미덕에 미나토와 요리의 마음에 가장 먼저 깨닫고 사과를 하는 어른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궁금했던 장면 : 호른 부는 장면

호리 선생님이 학교로 찾아가 미나토에게 왜 거짓말을 했냐고 물은 뒤 학교 옥상에 올라가는 장면이 있다. 그 때 그의 발에는 운동화가 한 짝만 신겨져있다. 우연한 장면이지만 나는 미나토가 성장했을 때 마치 호리 같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은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다. 편모가정에서 자랐지만 편모 가정에 대한 편견을 스스로 가진 모순적 인물. 어른이지만 아이 같이 순수하면서도 어수룩한 면을 가진 어른. 신발 한 짝을 나눠주며 마음을 열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여전히 신경쓰이는 인물. 사람들의 가십이나 괴롭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교실에서 행패부리던 미나토와 호리가 닮아 보였다. 

 

여기서 미나토가 부른 호른 소리를 듣고 호리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내려오게 된다. 이 부분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후 호리는 집에서 정리를 하다가 요리가 쓴 '장래희망' 숙제를 보고 두 아이의 마음을 알아차린다.

 

이 장면에서 또 하나의 의문점은 교장선생님이다. 이 영화 내내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다. 아이를 발로 넘어뜨린다든가, 손녀를 차에 치여 죽이고 남편이 대신 교도소로 들어가게 했다는 소문이 돈다. 영혼이 텅빈 눈동자로 '진실은 중요하지 않아.'라며 요리의 방화나 미나토의 거짓말을 알면서도 묵인한다. 손녀의 사진을 이용해먹기도 하고 호리 선생님에게 모든 걸 뒤집어 씌운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여러 해석을 보고 생각을 정리해보면 교장은 내가 이 영화를 보는 관점처럼 그 정상성에서 억압되어서만 살아온 인물이다. 그래서 그 틀 안에서 밖으로 나가려 해 본 적 없기에 진실이 중요하지도 않다. 마음에 응어리를 호른을 후 같이 불며 털어낸다. 미나토에게 마음에 쌓인게 있다면 풀어내는 방법을 알려줄뿐이다. 텅 빈 눈동자와 생에 대한 어떠한 의지가 안 보이는 교장의 행동이 이해가 되었다. 

 

그렇다면 그 호른소리는 대체 무엇인가. 교장은 말할 수 없다면 행복이 아니라고. 행복은 누구나 말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거라고 한다. 그래서 미나토는 다른 사람에게는 알리기 쉽지 않은 자신의 행복, 마음의 말을 호른을 빌려 부른다. 그리고 호리 선생님은 그 소리에서 무언가를 느껴서 내려온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 총평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고 제단한 때 탄 어른으로서 미안해졌다. 특히나 미나토의 시점에서 사라진 신발 한 쪽의 행방이나 물통에 담겼던 물의 정체 등이 밝혀질 때 너무 머쓱해졌다. 요리가 자신의 정체성이 다름을 알고, 돼지의 뇌를 가졌다고 믿고 있는 그 설정 자체도 너무 슬펐다. 엄마에게 돼지의 뇌라고 고백하는 장면도 생각해보니 솔직하고 싶지만 솔직할 수 없는 마음이 너무 느껴졌다.  영화 내내 아이들은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래서 결말에서 아이가 죽었다는 해석도 있다고 한다. 아이들은 그러나 다시 태어나지 않고 그대로라고 답하는 면에서 나는 살았다고 해석했다. 감독도 '그렇다면 세상은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아이들이 다시 태어난다한들 세상이 이대로라면 갑갑하다. 그 갑갑함이 계속 이어지는 체험적 영화로써 신선한 경험을 하게 되어 좋았다. 마음에 여운이 오래 남고 울림이 느껴졌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같이 해볼 수 있다면 좋겠다. 

 

도움이 되었던 영화 리뷰 영상

https://youtu.be/teL4Iwu7TgM?si=pTurSjbCX7tOwwWA

 

https://youtu.be/c60sMtjTK2s?si=lycmdCu4RdklW8L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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