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에게 노동절은 가혹한 하루!
언니랑 형부가 일터에서의 출장이 겹쳐 5/1에는 둘 다 부산에 없게 되었다.
그런데 조카네 초등학교 급식 노동자 분들도 노동절 휴무로 인해 근무를 안하셔서학교가 재량 휴업을 때렸다!
조카는 학교를 가지 않는데 엄빠가 없어 혼자 있어야하는 상황!
이번 같은 특이 케이스가 발생하자 어제 밤에 그냥 엄마가 집으로 조카를 데려왔다고 한다.
오늘 만나자마자 엄마가 조카의 엄청난 몸부림으로 잠을 한 숨도 못 잤다는 웃음 섞인 하소연을 쏟아냈다.
어찌나 웃기던지 날 터지게 했다. ㅋㅋㅋ
옆에서 아버지는 "몸부림 심하면 건강한거래~"라 하지만
엄마는 오만데 다 차였다고 "가시나 겁나 밤 사이에 장난아니다"라고 했다.
평소에 조카가 1시 전후로 집에 와서 학원가기 전까지 엄마가 조카를 돌보러 늘 가주셨다.
엄마는 회사원 마인드로 주말과 언니가 빨리 퇴근하는 날을 기다리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ㅋㅋㅋㅋ
이미 엄마는 육아에 지쳐있어 오늘 하루만큼은 내가 조카를 돌보기로 했다.
이모표 베이킹클래스 - 초코 마들렌
며칠 전부터 조카도 이모와 빵만들기로 해서 엄청 기대했다는데 넘 귀여웠다 😆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노력했다.
레시피를 여러개 찾아보고 했는데 조카가 좋아하는 초코 마들렌으로 결정...!
기린의 도움을 받아가며 같이 계량부터 전체 과정을 조카가 직접하게 했다.
코코아가루를 계량하면서 "초코향 너무 좋아~" 하는데 정말 귀여웠다🧡
유튜브로 시연을 보여주고 중간중간 끊어가며 하나씩 했다.
조카도 잘 따라왔고 손이 야무져서 재밌게 해나갔다.
나는 정말 귀찮아하는 팬에 기름칠하는 작업도 어찌나 붓질을 정성 가득하게 하던지...
쪼꾸만 손구락으로 칠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마들렌 휴지 하는 동안 언니가 신신당부한 영어학원 숙제도
이모부 품에 촥 안겨서 써내려갔다.
영어일기와 영어책 읽기 였는데 아주 씩씩하게 잘 해가더이다.
휴지가 끝난 반죽을 조카가 직접 팬닝하게 했다.
쭉쭉 짜내려가면서 자투리 반죽 손에 묻은건 야무지게 입에 쏙 넣는데 넘 귀여웠다 🫶🏻
그런건 어디서 배웠니?
오븐에 넣고서 키작은 연서를 안고 오븐 문앞에서 부풀어오르는걸 보여주니 되게 좋아했다.
"맛있는 냄새 나 이모~"
림보게임과 온갖 균형잡기 게임을 하다가 타이머가 울려서 모두 오븐 앞으로 뛰어가 마들렌을 꺼냈다.
오븐에서 나와서 한 김 식자 마자 달려들어서 마들렌을 먹었다.
어찌나 꼼꼼히 틀에 버터칠을 했는지 바로 톡하고 다 떨어져 나왔다.
"이모 우유!"하면서 먹잘알 조카 👏
화분 물주기 원예 클래스 오픈
식집사인 기린 타임으로 화분의 습도를 체크하고 물주는 체험을 진행했다. 낄낄
습도계를 화분에 넣고 젖은 정도를 확인한 다음에 화분을 베란다로 옮겨서 물을 주는 작업을 했다.
식물의 뿌리에 과감하게 습도계를 팍팍 꽂아내리는 패기로운 그녀!
물을 드립커피 내리듯 쫄쫄 주다가 식물 전체에 물을 주니
"이야 시원하겠다~"하며 원예 클래스까지 완료~
이모부표 오락실 오픈
내 기준 올타임 레전드 명작 게임인
타코캣고트치즈피자 빽 버전을 함께 하고 놀았다.
거꾸로 하는건 헷갈리는지 승부욕 강한 조카님께서
카드를 많이 가져가셨다..!
그리고 주사위를 활용한 '라스베가스' 게임도 했다.
투자 성향을 볼 수 있는 게임인데 우리 셋 중에 연서가 제일 잘했다...!
우리 연서 부자 되겠네ㅔㅔㅔ 💰
그리고 추억의 고전게임 오락기가 우리집에 있다.
insert coin이 나오면 보통 게임이 끝나지만!
버튼 하나로 코인이 생기는
마치 문방구 주인이 되어 코인을 미친듯이 쌓아놓고 게임하며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게임기다 ㅋㅋㅋ
보통 비행기 게임은 뒤쪽에서 플레이하는데
완전 위에서 정면 돌파 하는 연서의 플레이를 보며
야수의 심장을 가진 대담한 여성으로 자라겠구나 싶었다. 👏
저녁을 뭘 먹이지 하는데 조카가 계시라도 받은 듯이 '로제떡볶이! 배떡'이라고 하여 고민도 안하고 주문했다.
'타코야끼 할까 치킨할까?'하니 역시나 고민도 없이 '치킨' 이라고 해서 치킨과 로제 떡볶이 주문 완료!
마침내 서울에서 도착한 형부가 조카를 데리러 왔고
때마침 떡볶이와 치킨도 도착하여 같이 맛있게 먹고 연서는 갔다.
피곤했는지 신나게 놀다가 텐션이 급떨어지며 아빠에게 앵겼다.
오늘의 커리큘럼 중 뭐가 제일 재밌었냐고 하니 역시 오락실 ~
게임 최고햐 🤸🏻
가족 모두에게 힘이 되어 뿌듯했던 하루
형부가 몹시 고맙다며 스벅 상품권을 보내왔다.
언니랑 형부 모두 없는 날에 조카 혼자 두기에 마음이 많이 걱정되었다는게 느껴져서 안쓰럽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황혼 육아에 지친 엄마도 덕분에 너무 편하게 쉬었다고 했다.
엄마 혼자 보려면 막막하고 힘들었을텐데
조카가 학원 간 사이 엄마랑 같이 카페도 갔다가 조카가 마치자 엄마는 집으로 바로 갔다.
게다가 오늘 아침부터 기린이 편스토랑 육개장에 꽂혀
육개장을 한 솥 만들어서 엄빠에게 가져갔다.
엄마는 간만에 홀로 자유시간을 가지며 오후에 푹 쉬면서 못잔 잠도 충전하고
기린의 육개장으로 맛난 밥을 넘 편하게 먹었다며
전화로도 카톡으로도 너무 고맙다고 했다.
언니도 서울에서 개인 시간이 생기자마자 전화가 와서 넘 고맙다며 연락이 왔다.
"자매님 진짜 너무 고마워!"라고 하는데
카톡에도 음성에서도 정말 고마운 마음이 왕왕 와닿았다.
남편 잘 만났규나! 나 결혼 잘했네!라고 실감했다.
쉬는 날인데도 나보다 더 애써준 기린 덕분에 우리 가족에게 힘이 되는 하루를 보낼 수 있어 넘 뿌듯하고 기뻤다.
사실 그렇게 힘들다기 보다는 연서와 같이 놀며 정말 힐링한 하루였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하루였다.
다음에도 종종 연서와 이렇게 놀아야겠다 싶었다!
개인이 다 책임져야 하는 육아의 힘듦을 느낀 하루
우리집에서는 농담으로 '연서는 엄마가 두명이야~'라는 말을 할 정도로
거의 엄마와 언니가 같이 키우고 있다.
조카의 성장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이슈를 가족들이 공유하고 머리를 맞대며 키우고 있다.
그래서 조카는 정말 감사하게도 단 한 번도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 손에 큰 적이 없다.
모두가 육아에 진심이고 또 많은 노력을 하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만큼 버거운 일이기도 하다.
이럴 때 국가가 좀 아이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좋을텐데
당장 아플 때나 이렇게 둘 다 출장이 잡히거나 하면 정말 대안이 없다.
이런데 무슨 애를 낳으라고 합니꽈...?
나는 어쩌다 한 번 이렇게 조카를 만나니까 온 힘을 다할 수 있지만
잼린이 특유의 개빡치게 하는 화법에 언니와 엄마는 혀를 내둘렀다. ㅋㅋㅋㅋㅋ
초2인데 이미 사춘기로 들어왔고
자아가 엄청 커지고 있어 잘 키워야 된다며 온 가족이 대화하고 있다.
엄마가 늘 입버릇처럼 "사람 하나 만들어내는게 보통 일이 아닌것이야~"라고 말한다.
연서가 커서 어떤 사람이 될까?
크면 우리가 이렇게 너를 온 힘을 다해 열심히 키워냈다고 말해줘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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