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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씨앗/매일을 기록

참지 않고 마음 표현하니 산뜻해

by 그네* 2024.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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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뼘 더 성장했다

럭키 기운을 가져다준건가? 아부지의 암실 노출계

일 몰려서 부들부들하던 내 마음을 팀원들에게 참지 않고 말해야지 하던 그 날이 마침내 왔다. 

다같이 음료 한 잔씩을 테이블에 걸쳐두고 서로의 근황을 업뎃했다. 

오랜만에 만나서 빵빵 웃으며 이야기하니 참 재밌더이다.

 

그러다 갑분 짜게 식으며 "저희 발표 사다리 타야죠?"라고 A가 공을 쏘아올렸다. 

나는 한 명 한 명의 눈을 보며 "진짜? 사다리로 뽑겠다고? 하고 싶은 사람 아무도 없어?"

라고 하자 팀원들은 "있을리가... 공평하게 사다리로 하죠"라고 했다. 

 

덤덤하게 말했다. 내가 발표하겠다고 근데 난 여러분한테 섭섭하다고. 

우리가 선정되는게 중요해서 자진해서 발표도 하고 PT도 열심히 만들었는데

그래서 후반부에는 여러분이 좀 더 많이 기여를 해주기를 바랐다고.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도 그렇지 못했고 일이 좀 내게 몰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섭섭했다고 말했다.

발표에 대한 부담감이 각자 다르니 차라리 발표가 부담되어요 하면서 말하는게 낫지 

벌칙자 뽑듯 발표자를 고르는 건 아닌거 같다고 했다. 

다른 팀처럼 막내가 발표해라. 밥사줄게 이런 식도 싫다고 했다. 

 

팀원들은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다 입을 뗐다. 

다들 발표를 괜히 했다가 우리가 잘 만들어온 프로젝트를 망칠까봐 두려움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A가 "그러면 다 같이 합시다."로 말하자 의견이 모아졌다. 

다들 흔쾌히 우리가 배웠던 점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하기로 했다. 

PPT에서는 소극적이던 친구가 열의 넘치게 영상도 간단히 편집해오겠다고 했다.

 

사람들은 우리가 어딜 갔다온지 관심도 없고, 나는 부서 내에서 우리팀은 제껴두고 생각했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그래서 난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고 훗날 되돌아 봤을 때 아쉬움없이 즐거운 기억으로 되새기고 싶다. 

 

혼자서 발표라는 짐을 짊어지면 힘들겠지만

다같이 나가서 발표를 경험도 해보고 나눠서 한다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너무 좋다고 했고 다들 간단하게 우리가 경험하고 배웠던 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로 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화가 산뜻했다.

내가 좋아하고 편하다 생각한 사람들을 모아서 팀을 꾸렸기에 기대감이 컸던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나의 이런 불편한 마음을 털어놓았을 때 혹시나 서로 감정이나 관계가 상할까봐 두렵기도 했다. 

오랜 시간 봐야하는 직장 동료라 묘한 긴장감 같은게 있어 조심스러웠던 것도 있다. 

 

그러나 막상 대화는 생각한거보다 현실판이 훨씬 나았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으면서도 진지했고 서로 감정을 배려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쪽으로 합의가 도출되었다. 

직장에서 좋은게 좋은거지하며 참고 맞추는게 결코 좋은 것이 아니었음을...! 말하고 나니 후련하고 기분 좋다. 

 

PPT와 발표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부담감이 생각보다 크구나 느꼈다. 

영상이라는 채널을 통해서는 해보겠다고 자발적으로 열정을 보이니

어쩌면 맞지 않는 PPT라는 방식과 발표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들이 표현해내는게 어려웠던것 뿐인데

내가 그걸 노력하지 않았다고 제단하고 있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회를 통해 사람과 관계를 맺어가는 것에 대해서 한 뼘 배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다같이 짊어지자고 한 팀원들이 '참 좋은 사람들이구나' 하며

지난 날 원망감 화르륵 타오르던 내가 머쓱해졌다.👻 (일희일비의 아이콘👀)

참지 않고 마음을 마주하고서 이야기한 자신을 듬뿍 칭찬해줬다.

말할 용기를 준 기린에게도 퇴근하고 달려가 고맙다고도 말했다. 

 

이 기분 유지하며 오랜만에 피아노도 치고 책도 마음껏 읽었다. 

산뜻한 이 기분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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