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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튀르키예 대가족 여행

(4) 이스탄불 대가족 여행 시내 투어 (루멜리히사르 요새 - 돌마바흐체 궁전)

by 그네* 2024.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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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숙소에서 일어나 라면 한 사발

아침에 일어나니 눈 앞에 펼쳐진 해협이 너무 멋졌다. 모두들 감탄하며 취재열기(!)가 이어졌다. 

 

고양이들 넘치는 길가

 

내려가는 길목 곳곳마다 고양이들을 만났다.

사람에 놀라지도 않고 오랜 세월 공존해왔음이 느껴졌다. 

이스탄불 카르트 교통카드 사기&충전 미션 

숙소 앞 버스 정류장에 갔더니 이스탄불 카르트를 파는 곳이 있었다. 

어지간한 트램역에는 거의 충전소와 판매소가 있었다. 그러나 사기 전까지 쫑기는 소심한 간땡이!

카드 구매 보증금이 한화로 약 5000원 정도 했다. 다시 반환하면 받을 수 있지만 그럴 정신도 없고, 몹시 귀찮다.

한국에 가지고 돌아와서 터키 여행자 카페에서 정보도 많이 얻었는데 고마운 마음에 여행 예정인 분한테 넘겼다. 

 

우리는 1장을 사서 7명이서 나눠썼다. 맨 앞사람이 찍고 넘기고 찍고 넘기며 썼다. 

트램, 지하철, 버스, 배까지 이스탄불 카르트로 모두 결제 가능했다. 

가기 전에 구매 및 충전 방법을 여러 유튜브를 보고 갔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유튜브에 없던 팁이라고 한다면...! 200 리라 위에 큰 지폐는 잘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꾸 머신이 지폐를 토해내길래 당황해하니 지나가던 터키인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지폐 단위가 커서 그런거라고 말해줬다. 

충전 기계 건너편에 있던 카페에 가서 번역기를 돌려 지폐를 나눠서 줄 수 있냐고 하니 찰떡같이 줘서 교환할 수 있었다. 

터키 사람들은 꽤나 친절한 것 같다.

 

대가족의 대중교통 이스탄불 탐방

걱정했던 것에 비해 교통카드 기계는 쉽게 찾았다. 500원 정도인줄 알았던 교통카드 비용이었는데 약 5천원 정도 발급 비용이 있었다. 한 장만 사서 버스에 찍고 다음 주자에게 넘기는 형태로 여행 내내 썼다. 내가 먼저 타면 뒤에 있는 기린에게 교통카드를 탁-. 뒤이어 엄마와 아버지 연서 언니와 형부에게 바통을 넘기며 탔다. 7살부터 70대까지 7명 대가족 여행인데 대중교통 이용 가능하냐구요? 오히려 엄마와 아버지는 튀르키예 사람들의 일상을 구경하며 그들의 진짜 삶을 만날 수 있어 좋다고 하셨다. 버스카드를 찍고 다음 사람에게 넘기며 우리는 튀르키예 사람들의 날 것 그대로의 시간에 입장했다.

 

트램 입구와 방향은 어디인지 버스 정류장은 여기가 맞나 하며 찾아갔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다리 건너편에 있는 모스크가 본 적없는 풍경이었다. 모스크 아래로 집과 상점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신기했다. 신성한 신전과 한데 어우러져 있는 세속의 삶이라니. 도시의 능선이 눈이 편한 완만한 동산같은 느낌이라 아름다웠다.

 

루멜리히사르 요새

루멜리히사르는 아시아와 유럽 대륙 사이에 있는 해협이다. 

두 대륙 사이라 상징적 의미도 크고, 이슬람과 카톨릭 종교 전쟁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콘스탄티노플이 오랜 역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켜준 무너지지 않는 요새였다. 무슬림과 카톨릭 사이에서 콘스탄티노플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에 있는 보스포러스 해협 때문이기도 했다. 루멜리히사르 요새는 유럽 지구의 가장 좁고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해협의 전망을 보기에 아주 딱인 위치다.

 

사실 역사적 의미는 1도 모르고 갔고 탁 트이는 풍경이 너무 좋았다.  루멜리히사르 요새가 보이는 곳에 내리니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햇빛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낚시와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 가족은 신이 나서 사진을 찍었다. 언니와 엄마는 사진을 찍고서는 ‘어쩜 이렇게 똑같이 생겼노’ 하면서 서로 감탄했다. 모두들 두 팔을 쫙 펼치고 상쾌한 마음을 감출수 없다는 듯 사진을 찍었다.

 

 

 

 

튀르키예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별로 신경쓰지 않고 편하게 웃통을 훌렁훌렁 벗고는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그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우리가 물가로 다가가자 물놀이를 하던 외국인이 엄마에게 물을 살짝 튀기며 장난을 쳤다. 낯선 이방인에게도 친절한 사람들이다. 동시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히잡으로 꽁꽁 가린 여자들이 지나간다. 이렇게 그늘 하나 없는 뙤약볕에 시커먼 히잡으로 둘러싸고 가면 정말 더울텐데… 자유로운듯 자유롭지 않은 신기한 나라다.

 

 

 

루멜리 히사르 요새는 공사 중

루멜리히사르 요새를 가는 길에 연서가 심퉁이 났다. 더운 날씨에 걸으려니 힘들다고 업어라고 짜증을 부리기 시작했다. 간신히 달래서 요새를 갔는데 맙소사! 보수공사 중이라 작은 공원만 열려 있다고 한다. 매표소 직원이 볼게 없다고 들어가는걸 말려서 입구만 잠시 돌아봤다. 사실 뭣 모르고 온 아시아인에게 티켓을 팔 수도 있었을텐데 알려줘서 고마웠다.

느긋하게 빵을 굽고 있는 고양이를 구경하다가 가족 다같이 계단에서 사진을 찍었다. 귀하디 귀한 단체사진을 찍으려고 머리채를 바닥에 거의 대다시피 예술혼을 불태웠다. 건너편에서 보던 가족들이 낄낄 거리며 내 사진을 찍어댔다.

 

 

 

대신 입구 계단에서 온 가족 다같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불타버린 나의 예술혼 후후...

 

 

카페 에스프레소랩

덥고, 걷기 싫다는 연서의 컨디션 난조로 바로 카페로 들어갔다.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연서는 숙소만 찾았다. 눈물을 뚝뚝 흘러댔다.

 

재빨리 카페를 찾았는데 튀르키예는 실내 흡연이 대부분 가능하여 흡연 공간과 구분된 카페를 찾고 싶었다. 

에스프레소 랩이 내부와 외부로 그나마 구분이 되어 있어 들어갔다. 

카페에서 바라본 바깥은 정말 절경이었다. 

그런데 튀르키예 카페는 왜 다 에어컨을 안 틀어줘요...?

 

시그니처 음료를 패기롭게 시키려고 하니 직원들이 서투른 영어로 말렸다. 

담배향과 오이맛이 나는 시그니처라니요....?

초콜렛 케이크와 달다구리한 라떼와 음료를 가득 시켰다. 

히비스커스티와 블렌딩한 다른 티도 특색이 있는 것 같아 시켰는데 나쁘지 않았다. 

 

7세와의 여행은 호락호락하지 않음

우리집 먹이사슬 최상단에 있는 7세 여아는 최선을 다했지만 더운 기후와 계속 걸어야 하는 여행에 피로감을 쉬이 느끼셨다. 

하기야 어른도 쉽지 않은 유럽여행인데 7세는 오죽할까.

그런데 '이제 도착했는데? 벌써 카페로?' 같은 느낌이었지만 7세의 체력을 몰랐던 나의 불찰이었다. 

 

카페에서 울다가 버스를 타니 다시 기분 좋아지는 그녀...!

실내에 들어가면 생글생글 생기가 넘치다가 더워지면 못 견뎌 했다. 

그래도 10시간의 장시간 비행도 견디고 이렇게 같이 여행 오려고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한 연서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너무 고맙다 ㅠ0ㅠ

 

이 와중에 돌마바흐체 궁전으로 가는 길에 버스 노선이 잘못되어 핵당황했다. 

탁심 광장까지 삐잉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왔다. 

돌마바흐체 궁전 가는길이 잘 보이지 않아 엄청 헤맸다. 

 

길가는 중년 여성에게 물어보니 영어를 못한다고 말이라도 해주지 그냥 쒸익 무시하고 지나갔다. 

외국인들 오면 잘해줘야지.. ㅂㄷㅂㄷ

 

돌마바흐체 궁전 찾기 삼만리

입구를 정말 찾기 어려웠다. Mimar Sinan Universitesi라는 버스 정류장에서 내렸다. 

내려서 왼쪽으로 쭈욱 가면 궁전 회화박물관이 나오는데 그 쪽으로 가면 안되었다. 

버스를 타고 온 쪽에서는 입구가 안 보여서 회화박물관 쪽으로 걸었는데 아니었다....!

반대쪽으로 인내를 가지고 쭈욱 걸어와야 했는데 입구를 찾느라 정말 어려웠다.

궁전이 너무 커서 궁전으로 위치를 찍으면 대체 입구가 어디인지 알기 어렵다. 

Kabatas(카바타슈)라는 트램 정류장으로 위치를 찍고 가다보면 바로 입구가 보인다. 

 

이 와중에 기린과 나를 제외한 가족들은 거리에서도 신나게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낄낄 

그래요.. 다들 행복하면 됐쮸...

 

돌마바흐체 궁전 입장료

 

돌마바흐체 궁전 입장료는 꽤나 비쌌다. 1인 650리라(약 31000원)이었다. 

매표소였는데 저 전광판에 만 6세이하 어린이만 무료 라는 문구가 아주 찰나에 지나갔다. 

카드 전용과 현금, 카드 모두 되는 곳이 있어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줄을 서야 한다...!

내국인과 외국인 금액 차이가 엄청나다고 들었다. 국제 학생증이 있으면 할인이 많이 된다고 한다. 

 

만 6세 이하 어린이만 무료라서 7세인 조카까지 포함하여 7인 모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티켓 구매나 입장 때 별도의 나이 확인절차는 없다.

그러나 입장 할 때 경찰 같은 사람들이 입구에서 살벌하게 표와 사람 수를 확인한다. 

테러가 많은 나라여서 그런지 실탄을 가진 경찰들이 이스탄불 주요 관광지에서는 잘 보인다.

입장할 때 여권을 맡기고 가이드 해설기를 받기 때문에 괜한 부정행위는 심장을 뛰게할 수 있다...!

 

사진은 역시 젊은 한국인 여자에게 부탁합시다!

궁전 입구 쪽 화단도 너무 예뻤는데 정말 햇빛 피할 곳 없이 내리 쬐었다. 

 

궁전 입구에서 왠 한국인 패키지 관광객 무리들을 만났다. 먼 타지에서 한국어 소리가 들리니 신기했다. 

언니가 뒤에서 다급하게 '사진은 젊은 한국인 여자한테 부탁해야한다!'면서 한 여성에게 귀하디 귀한 7인 단체 사진을 부탁했다. 

 

역시 완벽한 구도와 안정적인 사진 배치! 

다같이 찍힌 사진이 없었기에 몹시 마음에 들었다. 

 

입구에 또다른 포토존에 전세계인들이 줄을 서있는 것 아닌가...!

우리도 기다리다 단체 사진을 찍고자 했다. 

그런데 아니 사위들이 갑자기 우리끼리 자꾸 찍어라고 했다. 

뒤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눈치 보인다는 것 아닌가?

 

아니 우리도 줄 서서 기다려서 사진 빨리 찍고 빠지면 되는데 안 찍겠다고 실랑이 하는게 시간 더 길어지는데 이해가 되질 않았다. 

뒷 사람들이 뭐라한 거도 아닌데 뭘 그리 눈치를 보는지 답답했다. 

 

 

어떤 외국인 아저씨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는데 카메라를 격렬하게 움직였다.

자매님이 나즈막히 '제대로 찍히고 있는걸까?'라고 했다. 

땡큐 하고 와서 사진을 보는데 엄청난 사진 양!!

외국에 오니 찰칵 소리가 안들려서 이렇게 많이 찍힌지도 몰랐다. 

옛날 음악 프로그램에서 현란한 360도 회전에 버금가는 거침없는 카메라 움직임...!

 

 

그 사진 중 건진 귀하디 귀한 사진...!

 

오디오 가이드 끼고 돌마바흐체 궁전 돌아보기 

건물 내부를 찍을 수 없어 아쉬웠다ㅠㅠ

화려한 내부에서 술탄 권력의 냄새가 많이 느껴졌다. 

특히 마지막 연회홀이 굉장히 웅장해서 감탄했다. 붉은 장미 어쩌구 샹들리에가 있었는데 여태 봐온 샹들리에들과는 차원이 다른 아름다움이 있었다. 

 

흥선대원군 못지 않은 마음에서 한 가지 걸리는 것은 그들이 가져온 '일본 도자기' 찬양이 거슬렸다. 일본 도자기 그 뭣이라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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