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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튀르키예 대가족 여행

(5) 튀르키예 대가족 자유 여행 - 탁심광장 케밥 맛집 Zübeyir Ocakbaşı 솔직 후기

by 그네* 2024.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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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심 광장 케밥 맛집 Zübeyir Ocakbaşı

 

돌마바흐체 궁전을 나와서 모두가 지쳐있었다. 이제 밥을 먹으러 가자고 하여 탁심광장 인근 케밥 집을 갔다. 

 

튀르키예는 3대 미식의 나라라고 한다. 워낙 음식을 추천하는 후기도 많고 케밥 원조인 나라라 기대를 많이 하고 갔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육식주의자가 아닌 우리 부모님은 많이 힘들어 하셨다. 튀르키예가 손꼽히게 음식이 맛있었냐고 한다면 나는 선뜻 동의할수는 없다. 

 

튀르키예에서 카메라 렌즈가 박살

여행 첫 날 대망의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에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책상위에 두었던 카메라를 남편이 옮기다가 떨어뜨렸는데 맙소사. 카메라 렌즈가 깨져버렸다. 한국에서부터 이고지고온 무기라 해도 좋을 무게의 DSLR이 여행 첫날부터 무용지물이 된것이다. 나는 카메라 렌즈가 깨진 것보다 이 여행을 카메라에 담아가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이 와중에 남편은 되려, 그 뭣이라고 하며 되려 화를 내는 것이 아닌가? 모든 가족들이 우리 때문에 얼어붙어 가길래 애써 괜찮은 척하며 밥을 먹었다. 그런데 정말 괜찮지가 않음이 온 모공을 뚫고 달려나와 뭉개뭉개 독가스 품어내듯 모두를 다운시켰다. 

 

그래도 튀르키예 케밥은 먹어봐야지 

 

여러 부위의 케밥을 시켰더니 섞여서 나왔다. 그런데 어떤 부위가 무슨 부위인지도 모르겠고 이렇게 또띠야와 툭 던져서 나왔다. 아버지는 얹짢은 말투로 "이 나라는 플레이팅을 모르나? 거참 희한하게 밥을 차리네."라며 말씀하셨다. 또띠야를 건져내고(!) 고기를 먹었는데 고기는 불향 가득하여 맛이 좋았다. 남편과 나는 애써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었는데 양고기가 정말 맛있었다. 

 

 

이건 요거트 어쩌고였는데 뭔가 요거트에서 토한 것 같은 맛이 났다... (맛집 맞나요...?)

시킨 것 중에 나는 제일 별로였다. 뭔가 고기의 향과 요거트의 조합이 잘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추가로 닭꼬치류를 시켰는데 우리가 아는 그 맛이었다. 정말 눈이 띠용할 정도로 맛있었던 것은 양고기였다! 강추!

 

 

목맥히는 느낌이라 채소 샐러드도 시켰다. 채소 따위 없이 순도 백프로의 고기와 밀만 먹는 튀르키예인들 존경해요...!

 

 

친절하고 많은 유명인들이 온 듯 했지만 음식이 여러모로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아쉬웠다. 

카메라 렌즈가 깨져서 여행을 못 담는다는 나의 우울함에 지배되어서 그런지 사실 무슨 맛이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기도 하다. 

 

팁 없으니 알아서 서비스 차지 10% 실화?

 

 

튀르키예 사람들이 친절해 보여도 모두 사기꾼이라는 말도 있어 조심해야한다.

특히나 내가 갔을 때는 지진 이후 조금 안정화되었지만 리라 가치가 떨어져 엄청난 인플레이션과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관광객을 봉으로 보고 있어 갈라타 성 입장료도 수직상승하던 시기였다. 

튀르키예에서는 팁 문화도 아닌데 저렇게 서비스 차지를 붙이는 횡포를 부린다.

튀르키예 말을 할수도 없고, 바가지 때려도 사실 잘 알 수가 없으니 눈뜨이고 코베이기 쉬운 나라인듯 하다. 

 

번화가 이스티클랄 거리를 지나며 

 

식당을 나와 골목을 가로질러 갈라타 성 근처 숙소로 가는데 이스티클랄 거리였다. 

이스탄불 인구 밀도가 엄청나다고 하던데 현지인들도 정말 많고 사람들이 쏟아졌다. 

 

이 아름다운 거리를 걸으면서도 가족들은 3그룹으로 나뉘었다. 

걸어야 하는 조카 케어와 다운된 나와 더 다운된 남편을 케어하기 위해 언니네 부부와 엄빠가 바삐 움직이며 우리의 표정을 살폈다. 

'지가 뭔데 화를 내!'라며 짜증내는 나와 '저도 미안해서 그런거에요. 그럴수도 있지 뭘 저렇게까지 해요' 라며 섭섭해하는 남편 사이에서 엄빠는 등을 자꾸 쓸어내려주며 괜찮다고 했다. 

 

술은 허가된 슈퍼 및 주류 전문점에서만 판매하는 튀르키예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슈퍼를 가서 물과 내일 간단히 먹을 요거트와 과일 등 장을 보기로 했다. 슈퍼를 갔는데 아니 글쎄 맥주가 없는 것이 아닌가...! 이 무슨 일인가 싶었다. 또한 한국인의 성질머리를 긁게 손님들이 10팀 넘게 대기 중인데도 주문대를 보는 점원이 한 명 밖에 없었다. 엄마와 아버지는 비효율적이라며 이걸 어떻게 견디냐며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맥주도 한 잔 하려면 다른 곳에서 사와야하는 이런 나라는 너무 불편하다고 난리였다.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물어봤더니 맥주는 튀르키예의 편의점 체인인 migros에서 판매한다고 링크를 받아서 검색하여 맥주를 사왔다. (친절한 에어비앤비 호스트님 감사합니다! 숙소 강추!!!)

 

 

역시 숙소에서 맥주 한 잔 할 때가 최고야

종류별로 매장 털어온 튀르키예 맥주와 뒤로 보이는 소주팩 그리고 딱풀, 분홍 모자 등 7세 조카의 아이템까지

혼란스러운 테이블이 딱 우리의 가족여행과 닮아있다. 낄낄 

 

숙소 바로 옆이 갈라타 성이었다. 일단 좀 쉬고 저녁에 한 번 가보자 라고 했지만 잠에 깊이 들어 해가 져서도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숙소에서 가족들과 맥주 한 잔 하며 이야기했던 순간이 제일 좋았다. 터키의 위도, 경도를 이야기해보며 이 무더위를 분석해보고자 했다. 더운데 습하지 않고 그늘만 들어가도 괜찮다는 날씨를 실제로 경험하니 더 신기하고 산뜻했다.

연서도 낮에 찡찡거린 것에 대해서 "밤에는 그래도 씩씩하게 잘 다닌것 같은데 낮에는 내가 봐도 좀 많이 별로였던 것 같아."라고 말했다. 할미, 할비는 "엄마랑 아빠만 다음에 여행 보내고 연서는 할미 할비랑 장산 집에 있자!" 하니까 연서가 고개를 격하게 저으며 엄빠와 함께 여행 갈거라고 했다. 할미할비는 계속 신이 나서 연서를 놀려대니 연서가 진짜 심퉁이 나기 시작할 때쯤 그만했다. 

 

튀르키예에서 니콘 서비스 센터를 가보기로 마음 먹다

 

아버지와 나는 숙소로 돌아와 깨진 카메라를 긴급 진단했다. 아버지는 이리저리 사진을 찍어보시더니 렌즈가 아예 깨지기 보다는 겉에 필터만 깨진 것 같다고 하셨다. 필터만 깨진거면 필터만 빼고 찍으면 되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셨다. 니콘 서비스 센터 가서 제거해달라고 하면 충분히 될거고 이렇게 큰 도시에 서비스센터가 없을리가 없다고 했다. 실제로 구글맵에 검색해보니 여러개가 나왔다.(그러나 뒷편에 더 자세하게 말하겠지만 이 모든 센터들은 사실 다 사라진 매장이었다. 구글맵 ㅂㄷㅂㄷ) 남편은 불편했던 마음을 그제서야 좀 내려놓으며 "제발!!! 니콘!!!"하며 외쳤다. 서로 아까 심퉁부려 미안하다고 남편은 여행 첫 날부터 사진을 못 찍으니 어떡하나 너무 미안해서 그랬다고 하고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고 했다. 웃으며 "내일 서비스 센터 가면 될거 같아!" 하며 회복하고 우리의 냉전도 말끔히 사라진 상태로 여행 첫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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