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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프로젝트/대학내일in독일

[People] 독일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와 현실 사이에서

by 그네* 2014.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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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05 | 태그 565호World월드이다솜 프리랜서 | by | No Comments

독일은 전범의 나라에서 근면성실의 나라로, 융통성 없고 무뚝뚝한 아이디어의 나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 결과 독일은 대표적인 국가 브랜드 지수인 GFK의 NBI(Nation Brand Index)에서 50개 국가 중 2위. Futurebrand의 CBI(Country Brand Index)에서는 110개 국가 중 11위. 한국의 국가브랜드 위원회 NBDO(Nation Brand Dual Octagon)에서도 50개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설문 조사 수치로는 표현할 수 없는 대학생의 위치에서 본 독일의 실체와 이미지는 차이가 있다. 당신이 모르고 있는 독일을 알아보자.


김근혜 학생리포터 fromswing@naver.com



빽빽한 강의실의 모습 / 차와 트램 속 무단 횡단



스페인에서 열린 독일 전시



질서의 나라, 일만 하는 독일은 다 옛말!


독일은 질서의 나라. 모든 것이 정확하고 시민 의식도 뛰어나다고 손꼽히는 나라다. 그러나 실제로 생활하다 보면 독일의 원칙주의가 무색해지는 순간을 마주하기도 한다. 정시에 도착하고 출발하는 것이 당연한 기차가 연착되는 경우가 다반사. 환승 전 기차가 연착되는 바람에 타야 했던 기차를 놓쳐 다음 기차를 2시간 동안 기다린 적도 있다. 아무 방법이 없냐고 물었지만 독일인들은 익숙하다는 듯이 그저 2시간을 역에서 함께 기다렸다. 다른 예로는, 티켓 오피스에 갔을 때 줄을 찾을 수 없었다. 내 질문에 독일인 친구가 ‘줄은 없는데?’라고 대답하여 당황한 적이 있었다. 답답하게 일만 한다는 이미지도 ‘놀 때는 잘 노는 독일’로 변해야 한다.


독일 학생들의 성실함을 느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2주 동안이나 주어진 부활절 휴가에도 도서관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제도 차원에서도 졸업 논문이 필수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오랜 시간 책에 파묻혀 살아야 한다. 그러나 휴일이 오면 모든 에너지를 노는 것에 집중한다. 일하지 않기로 유명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서도 일요일에 문을 연 상점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독일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도 볼 수가 없다. 법적으로 주말에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주어진 휴일 동안 독일인들은 매년 800억 달러 이상을 여행에 쏟고 있다.


독일에 대한 환상 중 또 다른 하나가 뛰어난 교육제도다. 독일은 대학을 굳이 가지 않아도 취업이 가능한 직업 학교나 토론형 수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독일 대학생들 스스로도 직업학교 학생과 대학생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있다고 말한다. 공립대학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사립대학과 미묘한 신경전도 있다. 수업에 참여했을 때는 환상이 더 쉽게 무너진다. 일반 학사의 경우 수강생이 평균 300명이 넘는다. 계단이나 강의실 구석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매번 발생한다.


경영학도로서 인문학과 지성의 나라라는 이미지에 맞는 독일식 관점을 접하고 싶지만 이곳은 유럽에서 경영학 교과과정이 가장 미국화되어 있는 곳 중 하나였다. 실제로 많은 교과과정이 한국과 겹치고 기업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도 매우 비슷하다. 흔히들 미디어에 비쳐진 토론 수업, 소규모의 소통하는 수업은 일부 세미나 수업에서만 가능하다.


 


누군가 만들어낸 국가 브랜드


환상과 현실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는 이유는 국가 브랜드가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가 브랜드는 서구와 사회 지도층 기준에서 이루어진 발표다. 때문에 아시아의 대학생 관점에서 보면 실체와 이미지 사이의 경계가 뚜렷하다.


대표적 국가 브랜드 조사 단체인 GFK는 북미 단체이다. CBI는 영국 BBC에서 이루어진다. 한국의 NBDO는 26개국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한 결과다. 때문에 유럽이라는 정체성 안에서 독일의 현실을 살펴보면 이미지와 가깝다. 그러나 유럽 정체성과는 다른 아시아의 정체성에서 볼 때, 그들의 이미지가 실체와 다른 순간에 자주 놓이게 된다. 예를 들어 개인적 삶의 여유를 중시하는 유럽에서 독일인들의 생활은 답답해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아시아 관점에서는 여유롭게 보이는 것이다. 또한 학생의 입장에서 사회를 바라보기 때문에 더 혼란스럽다. 대부분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는 독일은 최고급 기차나 우수한 제도밖에 없다. 때문에 이들이 일반적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학생이 접하는 독일의 현실은 미디어 속 ‘좋은 면’만을 담고 있지 않다.


 


새로운 독일을 위한 노력, 그리고 한국


우수한 국가 브랜드를 획득한 독일도 현재 이미지 개선의 시점에 와 있다. 남성적이고 디자인에서는 약하다는 인상이 여행객들을 쉽사리 이끌지 못하고 있다. 교환 학생들도 독일보다는 오히려 스페인이나 프랑스를 여행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그러나 독일은 히틀러를 ‘Made in Germany’로 극복한 저력이 있다. 2006 독일 월드컵을 준비할 때는 독일어와 문화 교육원을 93개국에 128개나 설치했다. 그들이 알리고 싶어 하던 아름다운 독일과 열정적인 모습이 자연스레 퍼져 나갔다. 맥주와 소시지를 즐기며 축구에 열광하는 모습을 독일과 함께 떠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가슴 아픈 것은 독일이라는 국가 브랜드에 대하여 알아갈수록 비교되는 한국의 현주소다. 독일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안타깝게도 ‘부재중’이다. 아직도 분단국가로서 북한과 남한만을 생각한다. 잘 알려져 있으리라 생각하는 한류와 김연아, 박지성 같은 유명인사에 대해서도 독일 대학생들은 잘 알지 못한다. ‘한국은 어떤 곳인가요?’라는 질문에 당신은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우리 안에서부터 한국의 실체를 찾고 그 매력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Mint Saengpumpong (23, Thailand Chulalongkorn University EBA 전공)



Q 독일에 오기 전 인상은 어땠나요?


미국에 있을 때부터 독일인 친구가 있었는데도 그리 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했어요. 프랑스 하면 다양한 디저트, 이탈리아 하면 젤라또가 떠오르죠. 하지만 독일은 다른 유럽 나라에 비해서 특색이 없었어요. 그래도 좋은 품질의 칼이나 자동차가 떠올랐어요. 교육 부분에서는 엔지니어링이 유명한 걸 알고 있었어요. 무엇보다 다른 유럽 나라에 비해서 안전하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교환 학생을 오기로 결정했었죠.


 


Q  실제로 와보니 어떤가요?


독일인들이 생각보다 친절하지 않아 놀랐어요. 특히나 영어를 잘 사용하지 않아요. 나이 든 어른들은 자국에 대한 자부심이 너무 강해서 영어를 이해하면서도 잘 쓰지 않아요. 무엇보다 서비스직 사람들이 정말 불친절해요. 또, 독일의 디자인이 아름답지는 않아요. 하지만 Siemens와 같은 독일 회사의 전자 제품 기능은 정말 완벽하게 잘 만들었어요. 그들의 기술력에 감탄할 때가 많아요.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산을 뚫어 철도를 만들어 놓았어요. 철도가 온 국경을 휘감아 있어 주변 국가 어디든 갈 수 있어요. 엄청난 공사와 기술력이 필요할 텐데 말이죠. 대중 교통에서도 다른 유럽 나라에 비해서는 나은 것 같아요. 프랑스의 기차와 비교해보면 독일의 기차가 월등하죠. 프랑스 기차 1등석이 독일 기차의 2등석보다도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Q  독일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나요?


학생으로서 살기에 참 좋은 곳 같아요. 과학이나 공과 계열, 의료 쪽에 관심을 둔 학생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죠. 안전하고 생활비도 적정한 수준이니까요. Munich나 Dresden과 같은 멋진 곳도 정말 많아요. 독일은 유럽 중심에 위치해 있잖아요. 굳이 독일만 보기 위해 오기보다는 독일을 중심으로 주변의 오스트리아나 다른 나라에 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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