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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프로젝트/대학내일in독일

[People] 전 세계 대학생의 직업 이야기

by 그네* 2014.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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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8 


GERMANY


원석이 한순간에 보석이 될 수는 없죠!


졸업을 앞둔 독일 대학생들은 도서관에서 썩어야 한다. 무자비한 졸업 논문이 필수이기 때문. 졸업 시즌에 자기 소개서와 면접에 파묻혀 있는 한국과는 대조된다. 이렇게 평일을 보내면 주말에는 마음껏 논다. 한 학기 내내 끌어왔던 논문이 끝나면 여행을 간다. 이쯤 되면 당신은 독일 대학생들이 졸업 이후를 준비하지 않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들은 오랜 시간 아주 어렸을 적부터 이미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그 시간 속에서 다져진 이들의 직업관과 인생관을 로잔나(Rosanna Motz, Hochschule mannheim, Communication design 전공)를 만나 들어보았다.


김근혜 학생리포터 fromswing@naver.com



Rosanna


 



로잔나의 포트폴리오


 



학내에 붙어있는 job-poster


 



덴마크의 직업전문학교 VUCvest


 



soren



STORY1 나는 누구고 여긴 또 어디인가


어렸을 때 다른 여자애들처럼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었어. 날고 싶었고 멋져 보였거든. 지금은 큰 잡지의 아트 디렉터가 되는 게 꿈이야. 난 운이 좋았어. 내가 원하는 걸 빨리 알게 되었거든. 15살 때쯤 학교에서 2주 동안 할 인턴십을 정해야 했어. 많은 아이들이 장난 섞이게 경찰서나 가곤 했어. 그때 처음으로 광고 회사에 가게 되었고 흥미를 느끼게 되었어. 엄마가 비슷한 분야 일도 하셨고. 좀 더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고 자신이 행복한 것을 찾다 보면 알 수 있다고 생각해.


STORY2  세상 밖 경험이 필요한 시간


반년 전에 영국에 가서 광고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 감이 잡힌 순간이었지. 지금은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면서 다른 잡지 회사에서도 두루 경험하고 있어. 사실 학교에서는 많은 정보나 교육의 혜택을 받기 어려워. 새롭고 깊이 있는 정보가 없지.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돈을 많이 얻고 싶어서 공부를 하고 의사가 되려고도 해. 하지만 40년 후에 얼마나 행복할지, 스스로에게 정직해져야 한다고 생각해. 내가 할 일은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할 거야. 그렇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겠지. 난 내 직업을 위해 사는 게 아니야. 내가 더 나은 행복을 위해서 직업을 갖고 돈을 버는 거지. 최소한으로 일을 하고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STORY3 앞으로 나갈 사회는 어떤 곳일까.


직업을 위해서 공식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은 없어. 중요한 건 자기에 대한 확신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언어적 요소가 아니라 자기 의사를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지. 독일에는 모두에게 이상적인 직업이나 큰 흐름은 없어. 있다면 의대, 법대, 경영대가 주요한 3개 전공이지. 그렇지만 무엇을 공부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회사마다 실무와 교육기간을 거치면서 잘 배워나갈 수 있는 가능성에 초점을 두거든. 예를 들면 요즘 컨설팅 회사에서 의대생을 선호하기 시작했어. 이런 흐름을 큰 회사들이 주도하면서 더 많아질 거야. 일을 시작한 뒤에도 9시부터 5시까지 일하는 원칙은 일반적으로 지켜져. 물론 초기에 들어가면 일을 배우니까 좀 더 많은 시간을 추가 수당 없이 일해야 하겠지. 하지만 잠시뿐이야. 일을 시작한다고 해서 내 시간이 줄거나 하지는 않아. 그 시간에만 일을 하는 것이 권리이고 아주 당연한 거니까. 여성으로서 힘든 점은 직무에 따라 차이는 있고 나도 경험해 보진 않았어. 하지만 나이가 많으면 어려워. 여전히 남자보다 돈도 적게 벌고 불이익이 있는 건 맞아. 정치적으로도 큰 문제라 제도적으로 노력하고 있어. 난 엄마가 되지 않을 거야. 애기를 낳으면 3달 뒤쯤 나라에 그냥 맡겨 버릴 거야.


STORY4 한 뼘 더 성장하기 위해


이제 대학에서 나가고 싶어. 돈을 벌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새로운 걸 시도해보고 싶어. 스칸디나비아 쪽에서 마스터 공부할 거야. 다양한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통해서 나에게 더 맞고 즐거운 걸 알아가고 싶어.


 


DENMARK


흔들리지 않는 청춘도 아름답더라


인터뷰는 참으로 유쾌했다. 미래에 대한 고민과 불안 대신에 설렘과 모험심으로 가득 찬 덴마크의 청춘, 소렌 (Soren Grundt, 덴마크 남부대학 Tourism management 전공)이 앞에 있었기 때문이리라. 세상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다는 이 나라의 대학생들에게서 얻은 직업의 정의는 ‘가장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일’이었다. 누가 20대를 불안과 아픔에 흔들리는 청춘이라 했던가. 안정된 사회적 시스템이 있기에 불안하지 않고, 공공의 행복을 높이는 것이 삶의 모토라 말하는 천진함 앞에 제대로 된 culture shock 한 방 맞았다.


최다솔 학생리포터 miniai1001@naver.com


 


STORY1 사람들이 제품을 사고 싶다고 느끼게 할 거야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사람들이 내 말을 듣고, 내가 세운 마케팅 전략에 반응을 보이고 마침내 파바바바(그는 마케팅 전략의 성공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 느낌을 알 수 있어? 정말 흥미로운 일이야. 내 전공 자체가 새로운 학문 분야라서 실제로 연관된 직업을 찾기가 조금 어려운 편이야. 그래서 1인 기업을 만드는 것도 생각하고 있어. 덴마크 정부는 신규 기업에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사람들 역시 기업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그 기업 특유의 네트워크를 선호해. 덴마크에서는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기업이 생겨나고 있어.


STORY2 원한다면 누구나 일할 수 있어


덴마크는 일을 구하는 것이 어려운 사회가 아니야. 많은 고등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나 역시 집안에서 유일하게 대학 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이야. 교수와 버스 운전수 사이에 사회적 차별은 존재하지 않아. 교수나 의사라 해서 특별히 직업적 우월감을 느끼는 일도 없어. 그저 그들이 좋아하는 일을 할 뿐이야. 임금에 있어서도 차이는 크지 않아. 또, 덴마크는 직업을 바꾸는 것에 굉장히 유연해. 나 또한 한 직장에서 4년 이상 머무르는 것은 자기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경력이 있다면 헤드헌터에게 콜을 받는 경우가 많지. 또 실직 후 4년 동안 임금의 90%에 해당하는 지원금이 나와. 


STORY3 내가 세상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생각해


내 삶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도록 돕는 거야. 사람들을 소비하도록 만드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내 평생의 모토는 공공의 삶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자 노력하는 거야. 내가 기본적인 생활을 이루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아. 너무 많은 돈은 내 삶의 가치를 바꿔버릴 수 있기 때문에 때로는 그것이 두려워.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한 돈이 얼마가 있는지는 문제가 아니야. 그리고 나는 지금 행복해.


 


United States


어떤 직업?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먼저!


미국 대학생들의 가장 큰 특징은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디에 소질이 있는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는다. 대학 생활 중 미국 학생들에게서 스펙을 향한 초조한 몸부림은 찾기 힘들다. 스스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쌓은 스펙은 의미가 없다고 믿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내가 무엇을 가장 즐길 수 있는 것인가’이다. 뉴욕 주립대 버팔로 캠퍼스에 재학 중인 Bich Vu(Computer engineering, 2학년)는 직업 선택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흥미, 동료를 꼽았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는 직업이어야 해. 어떠한 일을 내가 즐겨 할 수 있는지와 더불어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는지도 중요해.” 직업의식에 관한 미국 학생들의 또 다른 특징은 취업 후 미래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세워 놓는다는 점이다. 10년, 20년 심지어 은퇴 이후까지 구상한다. 하고 싶은 것도, 경험하고 싶은 것도 많은 그들에게 직업은 하나로 부족하다. 10년 후, 20년 후 그들의 직업은 다르다. ‘평생 직장’이란 개념은 그들의 사전에서 찾기 힘들다. 실제로 미국은 높은 이직률로 유명한데, 대학생들의 직업의식에서도 그러한 성향을 찾을 수 있다. 커피숍을 운영하는 게 꿈이라는 리안(Ryan Jackson, 심리학과, 1학년)은 명상과 독서, 글쓰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커피숍 매니저가 되고 나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또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다. “어릴 때부터 작가나 영화 제작자, 심리학자, 역사학자가 되고 싶었어. 지금은 비록 커피숍을 운영하는 게 꿈이지만, 누가 알겠어? 후에 작가나 심리학자가 되어 있을지.” 또 다른 직업 이야기를 마이클(Michael Perkins, 뉴욕주립대 버팔로 캠퍼스, Civil engineering, 2학년)에게 들어보자.


김창영 학생리포터 kimcy1621@hanmail.net


 


STORY1 직업은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 기여할 수 있는 매개체


커뮤니티는 회사, 사회, 세계가 될 수도 있지. 그래서 가장 불행한 직업은 보수의 유무나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있음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생각해. 대학 합격 후 바로 휴학을 했어(미국에서는 대학 입학 직후에도 휴학이 가능하다). 그리고 아프리카 동부의 작은 나라, Burundi로 떠났어. 아프리카의 땅, 아프리카 사람들의 심오한 아름다움에 내 눈이 비로소 뜨였다고 해야 할까, 순간 내가 가진 능력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했어. 아프리카, 여러 개발도상국들에 실용적이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지어서 그들에게 도움을 주어야하겠다고 생각했지. 그 후로 civil engineer로서의 직업관이 뚜렷해졌어.


STORY2 스펙 쌓기로 힘겨운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있는 한국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순간에 얼마나 충실한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것은 야망(ambition)이 없으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지. 이러한 야망은 자신이 ‘살아 있음(being alive)’을 인지할 때 느껴질 거야. 그렇기 때문에 수동적인 삶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자신이 무엇을 정말 좋아하는지, 어디에서 충족감을 느낄 수 있는지를 깨닫는 것이 우선일 거야. 무엇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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