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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사람에 대한 예의 - 권석천

by 그네* 2024.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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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이유 (출처 : 알라딘)

편집장의 선택

"선의를 적극적으로 작동시킬 것"
 
책에서 인용한 영화 대사 한 줄. "악이 승리하려면 선한 자들이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된다."(영화 '갱스터 스쿼드'). 이 말은 우리 각자의 내면에도 해당된다. 우리가 악해질 때는 선한 자아가 적극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다.

이 책에서 권석천이 일관되게 주목하는 것은 애매한 순간들에 드러나는 일상의 권력이다. '사람에 대한 예의'는 대단한 갑질의 순간에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돈을 주고 고용한 사람이 원하는 만큼의 서비스를 보여주지 않을 때 새어 나오는 짜증에서 이미 예의는 없다. 조직 사회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후배에게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라며 시작하는 힐난에서 벌써 예의는 증발됐다. 두 사람 중 한 명만 지을 수 있는 표정과 할 수 있는 말이 있다면 둘 사이엔 이미 권력 관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 사실을 잊고 적극적으로 약자의 편에서 생각하기를 멈추는 순간 우리는 악이 된다.

일상의 관성을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도덕률은 권력을 가진 자가 자신의 편의에 맞춰 만든 것이고, 우리의 뇌는 스스로를 악인보단 영웅으로 여기는 데에 익숙하다. 기존의 도덕률을 해체하여 무엇이 진짜 선인지 알아내기 위해선 정신 바짝 차리고 사유해야 한다. 권석천의 글이 빛나는 이유는 스스로의 위치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기 때문이다. 그는 멀리 있는 거악을 겨냥하기보다 오늘 나의 나태한 악행을 먼저 살핀다. 그 반성엔 숨을 곳이 없기에 변명도 없다. 글의 곳곳에 배어 있는 그의 "나도 별수 없다"는 깨달음이, 읽는 이의 "과연 나는 어떤가"하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우리 모두가 "별수 없다"는 깨달음을 연쇄적으로 얻을 때 세상은 조금 더 선해질 것이다. 
- 인문 MD 김경영 (2020.06.05)
 

인상 깊었던 부분 

1. p.59 시시한 인생, 인간마저 시시해지면

  •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일은, 혼잣말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 판결문 “사회에서 철저히 고립된 피고인들이 전혀 일면식조차 없던 상태임에도 솔직하고 진지하게 나눈 마지막 대화가 자살에 대한 것이고, 사심 없는 순수한 생의 마지막 호의가 죽음의 동행이라는 점은 참으로 역설적”

2. p.310 반응으로 본 나의 인생 이야기

  • 문득, 거울들에 둘러싸인 방에 갇힌 느낌이 들었어. 그것은 저커버그 당신의 책임도, 다른 누구의 책임도 아니었어. 내가 만들어낸 반응들 속에 스스로 유폐돼 있다고 할까. 나는 나에 대한 반응의 교집함에 그치는 것이 아닐까, 두려움이 커져갔어. 반응을 예상하고 기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어.

p.163-4 현실의 헌법에 길들여지지 않는다는 것 > 파트를 읽을 때는 아버지가 생각났다.

생각해보면 좋을 질문

 

1. p.67 자신만의 기억을 위해 싸울 때 당신은 인간답다 > Q. 분노조절장애 : 분노가 너무 잘 조절되는 나를 발견한 순간이 있나요?

  • 해서 바뀌지 않을 것 같을 때. 나한테 큰 불이익이 올것 같을 때.

2. 다른 사람들은 무관심하여 모르지만 내가 경험한 기억 중 나를 분노하게 했던 적이 있나요?

  • 교육 이슈에 대한 무책임한 행정 기사들을 볼 때마다 분노하게 된다. 예. 서이초 교사 자살 등

4. p.177 악이 승리하기 위한 필요조건 > Q. 선이처럼 “아니다”라고 말하는 목격자가 되었던 적이 있나요?
 -  고1 때 학교 전체에 급식이 맛, 위생 문제가 심각해 담임 선생님께 반기를 들고 문제제기를 한 사건. 

 

5. p.195 좋은 사람이 되는 과정에 직업도 있는 것이다
Q. 나의 직업 윤리가 위태로웠던 순간이 있나요? (상부의 명령대로 했던 적이나 등등)
A. 업무추진비 정산 등에서 전반적으로 회사 자체에 정의된 직업 윤리 자체가 없다는 생각이...? 윗선이 더 더럽다는 생각이...?

 

6. p.201 하찮아지느니 불편해지려고 한다

Q. 내 삶에서 중요한 나만의 자기 원칙이 있나요? 

같이 독서모임을 하는 친구 A의 원칙이 인상적이었다. 세 번 기회를 준다 > 세번 넘어가면 관계 끝이라는 것이었다. 이는 그녀 개인적 삶에서도 적용되는 3,3,3 룰이라고 한다. 1주일에 3번이상 > 3개월 이상 > 최소 3년 이상 하면 뭐든 습관이 되고 달라질것이라고. 역시 멋지다.

 

친구 B는 약자에게 강하지 않아야 한다. 약강강약을 중요한 원칙으로 삼으면서 산다고 한다. 역시나 멋지다. 

나는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일도 안 일어난다. 적극적으로 살자'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징징이든 기쁨이든 뭐든 표현할 것!

 

7. 배신해도 괜찮아

Q. 나의 믿음이나 신념에 등을 돌렸던 경험이 있나요? A. 스타트업 시절 동료들 부당해고에 침묵

 

8. P. 288. 화양연화 나라의 대통령이 되어 추진할 수 있다면 공약의 우선순위는?

> 주 4일제 시행 혹은 일 2시간 근무시간 단축으로 대동단결...! (일 좀 조금만 해여.. 살살해여..)

 

9. p.310 반응으로 본 나의 인생 이야기

Q. 타인들의 반응에 갇혀 내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나요?

  • 하고 싶은 게 많은데 늦었다 사회의 반응에 주저하게 됨.

 

책에 대한 총평

일상에 만연한 갑질과 사회의 차별 속에서 나에 대하여 되돌아보게 되는 책이다. 나 역시 방관자였고 동조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된다. 내가 앞으로 살아나가면서 사회 대세에 묻어가거나 인식하지 못한 사이 누군가의 자유를 앗아가지 않도록, 내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예민하게 더 다듬는데 도움이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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